4강 기적 홍명보號 ‘지동원 카드 적중’

4강 기적 홍명보號 ‘지동원 카드 적중’

입력 2012-08-04 00:00
수정 2012-08-0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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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염원인 올림픽 4강 달성의 원동력은 홍명보 감독이 영국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마련한 ‘족집게 전술’의 승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개최국 영국과의 8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준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이날 한국은 킥오프 5분 만에 오른쪽 풀백인 김창수(부산)가 팔뚝뼈를 다치고 후반 9분에는 주전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프리킥을 막는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만났다.

이 때문에 한국은 교체 카드를 일찌감치 써버리는 통에 선수들 대부분이 120분을 멈춤 없이 뛰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부차기 5개를 모두 꽂아 값진 승리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영국을 겨냥해 선택한 ‘지동원 카드’와 영국의 돌파를 막기 위한 ‘블록형 수비 전술’이 제대로 먹힌 게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홍 감독은 이날 왼쪽 측면 날개로 그동안 주전으로 나섰던 김보경(카디프시티) 대신 지동원(선덜랜드)을 선택했다.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며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김보경 대신 그동안 교체멤버로 사용해온 ‘백업 공격수’인 지동원을 선발로 선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영국 선수들의 경기 방식에 익숙하고 186㎝의 장신으로 공중볼을 따내는 능력이 좋다는 점이 홍 감독의 낙점을 이끌어 냈다.

지동원은 120분 연장 접전을 풀타임 소화하면서 전반 29분 기성용(셀틱)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아 홍 감독의 미소를 자아냈다.

선제골뿐 아니라 후방에서 최전방으로 날아오는 공간 패스를 머리로 잡아내 동료에게 연결하는 역할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지동원 카드’만큼이나 홍 감독이 선택한 수비전술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홍 감독은 이날 최전방에서 포백라인까지 간격을 20m 이내로 유지하는 전술을 가동했다.

워낙 한국 선수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자 영국 선수들은 좁은 공간을 뚫는 데 애를 먹었으면서 결국 후방에서 전방으로 긴 패스에 의존하는 단순 축구를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두 차례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그 상황 이외에는 별다른 위기를 맞지 않아 성공적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려면 강한 체력이 필수적이다. 후반에 간격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버텨내며 영국의 막판 공세를 철저히 막아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개인 기량에서 부족한 면을 수비 전술로 막아낸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다”며 “영국에서 뛴 경험이 많은 지동원과 연장전까지 투지를 발휘한 선수들의 정신력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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