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국가들 올림픽 주도권 상실”
“극동 국가 선수들의 성공은 석연치 않다. 하지만, 서구 국가들은 스포츠 강국이라는 주도권을 상실했다.”독일의 유력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6일자 ‘올림픽의 새로운 힘, 아시아인들의 게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선전과 이를 바라보는 서구인들의 시각을 이렇게 대변했다.
이 신문은 런던 올림픽 개막 이후 일주일 동안 올림픽 금메달 3개중 1개를 아시아인이 차지했다면서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결과에서는 챔피언 중 28%가 아시아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단지 중국, 한국, 북한, 일본, 카자흐스탄 선수들이 성공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얘기하는 세계의 역사가 이제 아시아의 역사가 돼버렸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그러나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성공에 대해 “약간은 석연찮은 점이 있다”라고 서구인들의 의심 어린 시각을 소개했다.
중국 여자 수영 선수인 16살 예스원의 남자보다 빠른 기록, 한국 펜싱 선수인 신아람의 항의, 아시아 4개 배드민턴 복식조의 져주기 경기 등이 그 예로 지적됐다.
특히 예스원이 400m 개인혼영 마지막 50m 구간에서 남자 우승자인 미국의 라이언 록티보다 빨랐던 것에 대해 서구의 전문가들이 도핑 의혹을 제기한다면서 “구시대적인 유럽스포츠 편향의 사람들이 보이는 당황스러운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신문은 비판했다.
신문은 아시아 스포츠의 성공에 대한 명암을 조명했다.
신문은 “올림픽 경기는 훈련 단계에서부터 매우 큰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경쟁”이라면서 “유럽인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아시아인들이 이런 관점에서 장점을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 같은 장점이 절제와 인내의 전통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인이 집단의 의지에 종속되는 전통이기도 하다면서 “국가 권력이 운동선수의 몸과 정신을 통제한다”라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북한 역도선수인 김은국이 몸무게의 3배가 넘는 무게를 들어올린 것에 대해 “경기 중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 모습이 유럽인들의 반감을 자극했다”고 신문은 썼다.
서구인들이 보내는 의심의 눈초리에도 올림픽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 한국의 평창이 독일의 뮌헨을 누르고 선정된 것과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일본 도쿄가 유력한 것이 그 예다.
또, 올림픽 위원회 118년의 역사에서 단 한 차례도 아시아인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차기 올림픽위원장직을 놓고 독일과 싱가포르가 경합하는 것도 올림픽에서 서구의 주도권 상실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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