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6개월 만에 챔프 복귀 박희영, 1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6년 6개월 만에 챔프 복귀 박희영, 1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2-10 16:01
업데이트 2020-02-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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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LPGA 투어 데뷔 3년 만에 ‘95전96기’ 우승 이어 타는 목마름 끝에 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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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남자대회 우승자인 이민우. 2020.2.9.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남자대회 우승자인 이민우. 2020.2.9.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0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박희영(33)은 어릴 적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골프 유망주였다. 한영외고에 다닐 때인 2003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4년에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한 국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컵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그의 골프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2005년 9월 삼성 파브 인비테이셔널에서 국내 첫 정상에 오른 박희영은 최나연(32)을 제치고 KLPGA 투어 신인왕에 올랐다. 그는 상금랭킹 50위까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은 스윙폼을 지닌 선수’로 뽑힐 정도로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였다. 2006년에도 2승을 보탠 뒤 2007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3위를 하면서 이듬해부터 LPGA 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후배인 최나연, 신지애 등이 LPGA 정상을 다투는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하는 ‘주변인’이었다. 20013년 시즌상금 10위(84만 8676달러)에 오른 것이 15년 동안의 최고 성적이었다. 첫 승도 빠를 리가 없었다.
▲ 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끝나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4차 연장전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있다. [LPGA 투어 홈페이지 캡처]
▲ 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끝나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4차 연장전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있다. [LPGA 투어 홈페이지 캡처]
박희영은 두 해 전인 2011년 11월 GME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에서 데뷔 3년 만에 첫 승을 일궈냈다. 그동안 95차례 출전하면서 두 차례 2위가 전부였으니 ‘95전 96기’라는 달갑지 않은 축하를 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년 뒤인 2013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앤젤라 스탠퍼드(미국)과를 연장 끝에 따돌리고 두 번째 우승한 뒤 기다림은 더 길었다.

첫 챔프에 오르는 데 걸린 시간보다 갑절 이상이나 더 걸렸다. 그동안 여동생 박주영(30)이 프로에 데뷔한 뒤 LPGA 투어에도 합류했다. 시간이 갈수록 박희영은 그저 ‘박주영의 언니’로만 기억됐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12년 동안 유지했던 투어 카드를 잃었다. 다시 Q스쿨에 응시해야만 했다. 그는 “더는 골프를 칠 마음이 안들었다. 접으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희영은 지난 9일 호주에서 끝난 ISPS 한다 빅 오픈 연장전에서 류소연(30), 최혜진(21)을 차례로 떨쳐내고 6년 6개월 26일 만에 통산 세 번째 챔프에 올랐다. 지난해 지은희(34)가 세운 종전 기록(32세 8개월 7일)을 깨고 LPGA 투어 한국선수 최고령 우승 신기록도 작성했다. 박희영은 “지난해 투어 카드를 잃기는 했지만 지난 15년 동안 나는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오늘 우승은 신의 선물”이라고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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