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승부는 없었다... ‘공은 둥글다’ 격언 각인시킨 GS칼텍스

뻔한 승부는 없었다... ‘공은 둥글다’ 격언 각인시킨 GS칼텍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9-06 15:55
업데이트 2020-09-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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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뻔한 결과 나올까 우려된다”
4개월 전 자신이 한 말 뒤집고 KOVO컵 우승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선수들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선수들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뻔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지난 5월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외국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김연경 국내 복귀’에 관한 의견을 묻자 한 말이다.

하지만 GS칼텍스는 ‘배구여제’ 김연경과 ‘슈퍼쌍둥이’ 이재영·다영 자매를 앞세운 흥국생명의 무실세트 우승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던 상황에서 완벽하게 흥국생명을 제압해 ‘공은 둥글다’는 오래된 스포츠계 격언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는 강서브와 수비를 앞세워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어우흥)’이라는 명제를 뒤집고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흥국생명과의 대회 결승에서 3-0(25-23 28-26 25-23)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오른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4일 치른 준결승에서도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 강서브를 구사해 승리한 GS칼텍스는 이날도 강서브 전략을 펼치며 흥국생명의 수비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인삼공사는 수비 기여가 높은 레프트 최은지가 부상을 당한 뒤 리베로 오지영, 세터 염혜선 등의 수비도 덩달아 흔들렸다. 인삼공사는 이후 교체된 자원들까지 범실이 속출하며 자멸했다.
 메레타 러츠(가운데)를 비롯한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선수들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메레타 러츠(가운데)를 비롯한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선수들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날 GS칼텍스의 서브에이스는 3점이었지만 흥국생명의 리시브가 불안해지면서 공격수에게 나쁜 공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레프트 이재영을 향한 목적타를 적중시키며 흥국생명의 공격 패턴은 단순해졌다. 이재영에게 39개 리시브가 몰렸다. 이는 리베로 도수빈(18개)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GS칼텍스는 V리그 여자부 최장신 러츠(206㎝)와 이재영(179㎝)의 신장 차를 적극 활용했다. 이재영의 공격은 러츠의 블로킹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위기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선택한다는 걸 알고 전위 블로커 3명 혹은 2명이 김연경 앞에서 미리 준비했다.

여기에 GS칼텍스의 ‘질식 수비’도 뒷받침됐다. GS칼텍스의 리시브 효율(42.96%)은 흥국생명의 리시브 효율(35.21%)을 압도했다. 긴 랠리 뒤에는 GS칼텍스가 점수를 따는 경우가 많았다.
‘배구여제’김연경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GS칼텍스와의 결승 경기 시작 전 누워 다리를 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배구여제’김연경이 지난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GS칼텍스와의 결승 경기 시작 전 누워 다리를 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또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이 김연경과 이재영의 의존율이 높은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날도 두 선수의 공격 점유율을 합하면 66.93%로 높았지만 이재영의 공격 성공률은 39.02%, 김연경은 28.57%로 40~50%를 상회한 컵대회 다른 경기들과는 달리 꽁꽁 묶였다. 반면 흥국생명은 이날 공격성공률 53.57%로 좋았던 루시아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은 게 패착이 됐다.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강소휘는 “흥국생명에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차상현 감독님이 말씀한 미친개 작전대로 소리 지르고 웃으며 즐겁게 뛰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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