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44년전 패배 갚는다” 호날두 “북한전서 골 뽑겠다”

정대세 “44년전 패배 갚는다” 호날두 “북한전서 골 뽑겠다”

입력 2010-06-21 00:00
업데이트 2010-06-2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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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G조 북한의 브라질전이 열린 지난 16일 새벽. 경기 뒤 정대세(가와사키)는 유창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면서 서유럽과 남미의 기자들을 상대로 인터뷰했다. 포르투갈어를 배운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적인 선수가 많기 때문이고, 그들과 대화하고 싶어서.”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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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루니’ 정대세와 호날두가 남아공월드컵 무대에서 격돌한다. 정대세는 21일 오후 8시30분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대회 G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북한과 포르투갈과의 대결은 44년 만이다. 1966년 잉글랜드대회를 통해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북한은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앞서 북한은 16강전에서 박두익의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올라 세계 축구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 53초 만에 박승진이 선제골을 터뜨리고 전반 21분과 22분 이동운과 양성국이 릴레이골을 추가했지만 모잠비크 태생의 ‘흑표범’ 에우제비우에게 내리 4골을 헌납, 3-5의 역전패로 눈물을 삼켰다.

이번 대회 정대세는 박두익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정대세는 16일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0-2로 뒤진 경기 막판 지윤남의 만회골을 돕는 헤딩 패스로 자신의 역할을 절반 이상 해냈다. 무엇보다 빤히 보이는 적진 한가운데서 ‘조선식’의 예리한 역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세계 언론의 관심의 중심에 섰다. 벌써 항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쿰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에우제비우를 잇는 포르투갈의 간판은 호날두다. 코트디부아르와의 첫 경기에서 무득점, 아직 월드컵 마수걸이골을 신고하지 못한 호날두는 “북한전에서만큼은 골을 뽑겠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존재감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누구보다 묵직하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이번 월드컵에서 팬들이 주목하는 3대 ‘빅스타’다.

정대세는 20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에우제비우보다 전술적, 기술적인 면에서 더 낫다. 사실 그가 두렵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포르투갈만큼은 꼭 이겨 44년 전 패배를 돌려주고 싶다. 우리는 브라질에도 이길 수 있었다. 월드컵 16강을 위해 반드시 포르투갈을 잡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반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0-06-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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