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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해임안 공식 거부… 정치권 양보없는 ‘날 선 대치’

朴대통령, 해임안 공식 거부… 정치권 양보없는 ‘날 선 대치’

장세훈 기자
입력 2016-09-25 22:46
업데이트 2016-09-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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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정 흔들기용 정치공세 판단

與, 丁의장 고발·직무정지 추진… 野 “단독 국감도 불사” 초강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 해임건의를 거부한 것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26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에 대해 여당은 ‘보이콧’을 선언한 반면 야당은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야·청이 잇따라 초강수를 꺼내면서 극한 대치 정국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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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감…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오늘부터 국감…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행정자치부 직원들이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국감장의 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야당의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로 여야가 대치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국감은 ‘반쪽짜리’로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 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새누리당에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박 대통령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임건의가 형식과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국정 흔들기용’ 정치 공세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임건의 자체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개최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나라가 위기에 놓여 있는 이런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수용 불가’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워크숍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한시도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간접 반박했다. 이어 “앞으로 1년 반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내 개혁의 결실을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는 것”이라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여야 관계 역시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은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을 포함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국회의장 형사 고발을 비롯해 사퇴촉구결의안 제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권한쟁의 심판 등 사실상 ‘대야 전면전’에 나섰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 및 국회법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야당은 여당을 제외한 ‘단독 국감’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야3당은 예정된 국감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국감을) 개회하지 않으면 사회권을 국회법에 따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출범한 20대 국회가 첫 정기국회부터 파행 위기에 봉착했다. 현재로선 극한 대치를 풀 출구 전략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타협은 곧 굴복’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탓이다. 당장은 여·야·청 모두 여론전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국감 파행은 물론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다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북핵과 지진 등 국가적 현안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정례화하기로 했던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회동 성사 여부도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6-09-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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