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에 접어들면서 야당에 대한 자극을 자제했던 새누리당이 23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야당이 ‘상하이발’ 개헌론을 촉발시킨 김무성 대표를 두둔하고, 이에 반대한 박근혜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묘사하며 연일 공세를 취하는 게 당청간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전술로 보고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전에는 야당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과격한 발언에 그쳐서 언급을 자제했지만 지금은 중진 의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우려된다”면서 “정치 자체의 질을 떨어뜨리고 혼탁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과거 정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처럼 어려운 여야합의로 정기국회가 잘 돌아가고 있는데 서로 상대를 너무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자”고 당부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최근 야당 지도부 당청 간의 일을 두고 침소봉대해서 긴급조치, 권위주의 체제, 독재 등 부적절한 용어를 동원한 박 대통령에 대한 정치공세가 도를 넘었다”면서 “분란을 조장해 반사 이득만으로 바닥으로 치달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기회주의적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의 개헌론에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청와대에 대한 불만감도 표출됐다.

조해진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청와대가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라면서 “여당 대표가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인데, 그에 대한 불신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새로운 갈등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연말까지 달성하기 위해 의원입법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입법으로 진행할 경우 부처간 협의,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 기본절차만 두 달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의 그동안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공무원의 애국심에 먼저 호소해야 한다”면서 “공무원 처우도 개선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오전 당 공무원개혁 TF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마무리하는 데 주력했다.

TF 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개혁을 못 하면 정치 일정상 2022년이 돼야 가능하다”면서 “그때까지 연간 공무원연금만 10조원 이상 국가에서 지원해야 하고, 군인연금은 포함하면 훨씬 금액이 늘어나 재정 사정은 엉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