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수종’ 바이오제약 사업 본격화 의미

삼성 ‘신수종’ 바이오제약 사업 본격화 의미

입력 2011-02-25 00:00
업데이트 2011-02-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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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모든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앞만 보고 가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작년 3월 경영 복귀를 선언하면서 했던 말이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반도체,휴대전화,LCD,TV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인 조사 전문 기관이 정기적으로 내놓는 시장 점유율이나 분기별로 발표하는 매출 및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럼에도,삼성은 하루가 다르게 점점 빨라지는 기술 변화와 글로벌 기업의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삼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으며 10년 후 미래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 회장 특유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신규 사업,즉 앞으로의 ’먹거리‘를 찾는 데 골몰해왔다.

 이에 따라 작년 5월 이 회장이 주최한 사장단회의에서 2020년까지 총 23조3천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분야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한 바 있다.

 삼성은 5개 사업 분야를 맡은 계열사가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과 함께 각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 가운데 바이오제약과 관련해 삼성이 25일 바이오 의약품 생산(CMO)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조기 사업화가 가능한 이 분야를 시작으로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이오제약 산업은 우리나라가 성장동력으로 삼는 녹색산업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세계적으로도 미래 유망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도 바이오제약 관련 사업 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바이오제약은 삼성그룹의 미래 사업이다.또 한편으로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다.사명감을 갖고 제대로,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이 작년 발표한 신수종사업 육성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바이오제약 산업에 2조1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은 신설되는 합작사를 통한 CMO 사업과 함께 현재 임상시험 전 단계에 있는 암 및 관절염 치료제 등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복제약) 개발을 병행 추진하고,2016년에는 합작사의 생산 플랜트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자되는 바이오신약 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삼성의료원의 질병 예방·치료 사업,바이오 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 등 바이오제약 사업,삼성전자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 등 의료 관련 사업의 융·복합화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의료기기의 경우 혈액검사기 등 체외진단 분야부터 진출해 오는 2020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자함으로써 10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최근 초음파 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 메디슨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계획은 2009년 7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신성장 동력 산업 분야 R&D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금은 미미하지만,2020년께 연간 300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개발비는 10분의 1 수준이어서 상업화 단계에 있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면 시장성은 충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인 IT 분야와 바이오제약 산업이 서로 분야가 다르기는 하지만 연구·개발(R&D)과 마케팅이 성공의 핵심요소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기존에 가진 경쟁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접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 육성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함으로써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의료기기 등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된 다른 분야에도 삼성의 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삼성에버랜드가 이번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 김태한 부사장은 “에버랜드가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미래성장 동력에 대한 갈증이 남다르다.새로운 사업이나 미래 유망 사업을 추가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고자 하는 열망이 에버랜드가 참여하게 된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에버랜드의 식품안전 연구 기능이 강하고 그린 바이오 전문인력이 풍부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삼성이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면서 다른 대기업도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등 국내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도 전기차 배터리,태양전지,태블릿PC용 LCD를 3대 신성장동력 분야로 정해 투자를 집중하면서 최근 구본무 회장이 생산라인을 차례로 현장 점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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