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증시와 무엇이 다른가…공황의 재구성 

2008년 증시와 무엇이 다른가…공황의 재구성 

입력 2011-08-07 00:00
업데이트 2011-08-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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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주가가 폭락하면서 3년전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의 주가 폭락세는 3년 위기에 비해 다소 약해 보인다.그러나 외국인 매도세는 3년전 위기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다.

 미국 증시의 폭락이 한국의 증시를 강타하고 이는 다시 외환시장에 강하게 영향을 주는 구조도 비슷하다.

 이번 한국의 주가폭락이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면 앞으로 주가 폭락세는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원·달러 환율도 더욱 맹렬하게 솟을 수밖에 없다.

 ◇코스피 890선까지 추락…공포지수 급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9월15일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세계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넘어가고,4위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에 빠졌다.

 당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504.48포인트(4.42%) 폭락했다.하루에 500포인트 넘게 빠진 것은 9.11 사태 직후인 2001년 7월19일 이후 처음이었다.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튿날 개장한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90.17포인트(6.10%) 떨어졌다.선물시장에서는 폭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증권업종이 12% 넘게 미끄러졌다.

 코스피는 9월 중순 1,470대에서 10월 하순 890대로 한달 반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지수는 10월 21~24일 나흘 동안 268.88포인트(22.27%) 빠졌고,주가는 2005년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강한 매도세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9월16일부터 한 달 동안 2조9천3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개인과 기관이 1조2천800억원,1조6천700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추락하는 시장을 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연일 치솟아 10월29일 89.30으로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증시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한 값이다.최근 3년간 하루 평균치가 27.2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리먼사태 당시 투자자들이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 증권업계 낙관론 일색…투자자 무방비로 손실2008년 금융위기는 ‘9월 위기설’을 앞세웠다.일부 국내 대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거나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것이 위기설의 골자였다.

 외국인은 2008년 6월9일부터 33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현물주식 8조9천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시장 전망이 일순간 어두워진 탓에 외국인들이 악성 루머를 퍼트리고 주식을 공매도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8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7.55% 떨어졌다.

 이때 증시 전문가들이 적극 진화에 나섰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채권·펀드 운용책임자들은 9월4일 한국거래소에서 긴급 시황간담회를 열었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 자리에서 “주가는 세계 경기둔화를 대부분 반영했다.시장은 6개월간 등락을 거듭하면서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자산운용사 고위 간부도 “한국경제를 신뢰해야 한다.심리적으로 최악인 지금이 오히려 매수에 나설 시기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근거 없는 위기설이 금융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수 있다면서 합동 단속반을 구성,일제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간담회가 열리고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시장은 온통 공포에 휩싸였다.일반 투자자는 무방비로 손실을 봤다.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때문에 시장이 패닉 상태인 요즘,증권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한 논조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학습효과에 따른 변화라면 “지금 싸게 사라”고 권하기보다 “남들 따라서 팔지 말라”고 완곡하게 말을 바꿨다는 점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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