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경기부양 시그널 한숨돌린 금융시장

FOMC 경기부양 시그널 한숨돌린 금융시장

입력 2011-08-10 00:00
업데이트 2011-08-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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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스탠스 변화..QE3 가능성 높아져””실물경제 부양 효과는 제한적”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부양 시그널을 내비치면서 미국발(發) 재정불안으로 강풍이 몰아쳤던 국내 금융시장이 한숨 돌렸다.

FOMC는 한국시각으로 10일 새벽 회의를 마친 뒤 배포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 성장세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둔화되고 있다”며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국채 추가 매입은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특정 기간을 정해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웠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어떤 추세로 흘러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FOMC 호재로 금융시장 웃었다

FOMC의 성명이 나온 직후 국내 금융시장은 활짝 웃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6.05P(4.22%) 오른 1,877.40에 개장했고, 환율은 다시 1,070원대로 떨어졌다.

국내 은행권이 달러 매도에 집중하며 환율 하락을 주도하고 있고, FOMC가 최소 2013년까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글로벌달러가 약세로 간 것 역시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하루 만에 9,000선을 회복했고,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6.32포인트(1.44%) 상승한 2,562.39, 상하이A주는 37.98포인트(1.44%) 오른 2,683.72로 개장했다.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249.75포인트(3.33%) 급등한 7,742.87로 개장,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FOMC 발표 직후 3차 양적완화(QE3)가 빠진 데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세를 보였으나 연준의 경기부양 의지가 투자자들에게 전달되기 시작하면서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9.92포인트(3.98%) 상승한 11,239.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53.07포인트(4.74%) 오른 1,172.53, 나스닥 종합지수는 124.83포인트(5.29%) 상승한 2,482.5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불안 진정 효과..근본적 해결은 아냐”

일단 연준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FOMC 성명에 특별한 조치가 담기지 않았는데도 금융시장이 크게 안정된 것은 FOMC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기댈 언덕을 만들어주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임형석 연구위원은 “시장도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FOMC의 성명은 시장이 안정을 찾는 계기로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은 “FOMC가 최고 2013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미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 혹은 이에 상응하는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FOMC의 성명 발표 직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미 프라이머리 딜러인 20개 금융기관 중 19곳이 미 정부가 앞으로 6개월 안에 3차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평균 37.5%인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미국 각지의 연방준비은행들과 국채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정된 금융기관을 일컫는다.

임 위원은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스탠스 변화와 향후 방향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QE3 효과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지만, 연준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특별히 없는 만큼 QE3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발 재정불안이 실물경제 및 글로벌 경제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연준이 26일 QE3 계획 또는 의사를 밝히고 9~10월 중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연준의 조치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진 몰라도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 연구원은 “투자와 소비, 주택과 고용 시장 등 실물 지표의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둔화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박혁수 애널리스트 역시 “현 상황이 경기만의 문제라면 FOMC의 조치가 불확실성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은 소버린리스크(국가부도위험)도 상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근본적·장기적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예전 수준을 회복되고 채권 쪽에서도 투자자들의 심리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미 당국은 경기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소버린리스크 측면에서도 시장이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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