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로 변신한 前 운동선수들 “승부근성·끈기가 밑천입니다”

뱅커로 변신한 前 운동선수들 “승부근성·끈기가 밑천입니다”

입력 2011-09-26 00:00
업데이트 2011-09-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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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탁구·축구선수 등 다양 “새벽 2~3시까지 공부로 극복”

왕년에 라켓과 공을 들고 코트를 누비던 스포츠 선수들이 성공한 은행원으로 변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시절 훈련을 통해 습득한 승부근성과 끈기가 은행 업무의 밑천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찬익(41) 산은금융지주 스포츠마케팅단장은 1990년대 초 국내 남자테니스 랭킹 3위에 올랐던 선수 출신이다. 당시 랭킹 1, 2위였던 공태희(41)·신지협(40)씨와 함께 1993년 산업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등 높은 연봉을 제시한 실업팀의 스카우트 제의를 마다하고 은퇴 후 직업이 보장된 산은에 둥지를 틀었다.

황 단장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기업금융 3실에서 해태, 동아그룹 등 30대 기업의 구조조정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운동만 했던 터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 법적 지식이 없어서 1년 6개월 동안 새벽 2~3시까지 공부하고 퇴근했다.”고 말했다. 개인영업추진실, 여신감리실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친 황 단장은 지난달 강만수 산은 회장이 주도해 만든 스포츠마케팅단을 맡아 마케팅과 스포츠의 접목을 실험하고 있다.

홍성대(54) 우리은행 영등포영업본부장은 한일은행 탁구팀 선수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본부장으로 승진해 여성 행원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1975년 한일은행에 들어간 홍 본부장은 1982년 선수 생활을 접고 은행 일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돈 세는 것부터 시작했다. 과장 승진 시험을 치르면서 좌절도 했지만 운동하면서 얻은 승부근성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서울은행 실업축구팀에서 링커(미드필더)로 활약했던 황재군(52) 하나은행 경기 광주지점장은 ‘특기’를 십분 발휘한 케이스다. 1989년 서울 중곡동 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한 그는 서울, 경기지역 구청, 경찰서 등 관공서와 중소기업의 축구동호회 감독을 자청했다. 주말에는 조기축구회를 지도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넓혔다.

황 지점장은 “당시만 해도 은행원은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군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을 했던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1-09-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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