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손상 일으킨 PHMG·PGH는 어떤 물질?

폐손상 일으킨 PHMG·PGH는 어떤 물질?

입력 2011-11-11 00:00
업데이트 2011-11-11 10:4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폐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와 PGH(Oligo(2-(2-ethoxy)ethoxyethyl guanidine chloride)는 살균제나 부패방지제 등으로 흔히 사용되는 구아디닌(guanidine) 계열의 화학물질이다.

이들 물질은 다른 살균제에 비해 피부·경구(섭취 시 영향)에 대한 독성이 5~10분의 1 정도로 적은데다 살균력이 뛰어나고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물티슈, 부직포 등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앞서 진행된 경구와 환경(토양 축척 등) 독성 연구에서는 일반적 노출량을 고려할 때 위해성이 낮다고 일단 판명된 바 있다.

실제로 PHMG는 국내에서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국립환경연구원에 유독물이 아닌 물질(고유번호 97-3-867)로 등록돼 있고, 일본·호주·중국 등에서도 살균제로 등록돼 판매되고 있다.

미국 역시 식품의약국(FDA)에 메디칼 디바이스용 살균제로 인증(등록번호 3008931275)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까지 이 물질을 사람이 ‘흡입’했을 경우 어떤 잠재적 위험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 정읍분소 흡입독성시험연구센터장은 “PHMG나 PGH와 같은 수용성 물질은 입을 통해 먹더라도 일반적으로 체내흡수가 적다. 그러나 흡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면 폐 안에 축적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폐 조직 안에서 물질의 독성이 비약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 이들 물질의 흡입 독성에 대한 연구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PHMG나 PGH가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되고, 흡입을 통해 사람에게 노출돼 논란이 된 경우는 이번 국내 사례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해외 사례를 찾아봤으나, 이 같은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나 비슷한 제품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용 PHMG와 PGH는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모 대기업에서도 PHMG를 생산하고 있으나, 가습기 살균제로는 공급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피부 자극이 적은 이 제품 특성 때문에 피부 접촉이 많은 물티슈나 부직포 등의 용도로만 판매하고 있다”며 “ 피부 및 경구 독성 자료도 갖고 있지만, 흡입 독성에 대한 자료가 없어 가습기 살균제 용도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부 제조업자들이 수입 PHMG와 PGH를 사용, 자유롭게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가습기 살균제가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산품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라 관리를 받지만 일반적으로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과 같이 신체기관을 통해 직접 흡수되는 품목은 식품위생법, 약사법 등 별도의 기준으로 다루고 있다.

정부는 오는 12월 중 모든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생활화학가정용품에 대해서도 안전성 검증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