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귀환…대북사업 복원 기대감 솔솔

현정은 귀환…대북사업 복원 기대감 솔솔

입력 2011-12-27 00:00
업데이트 2011-12-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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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 분위기 속 신뢰관계 재확인 성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차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애도를 위한 방문이었고 일정도 짧았던 탓에 경색된 대북사업의 물꼬를 트기 위한 획기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는 없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현 회장은 조문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대면했고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별도 면담했다.

물론 현 회장이 두 사람과의 만남에서 조문 차원 이외의 특별한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만남이 앞으로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북 과정에서 현대와 북한 사이에 형성된 우호적인 분위기가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의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대, 대북 신뢰관계 재확인 성과 = 현대에 있어 이번 방북은 단순한 조문 차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교류가 전혀 없었던 까닭에 이번 방북이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대북사업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방북 전부터 나왔다.

특히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북한 사회의 내부 및 남북 관계 변화로 금강산 사업 중단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면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기대한 이번 방북의 의미가 크게 퇴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조문도 조문이었지만 현대로서는 3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 등 얼어붙은 대북사업을 녹일 만한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상호 간 인간적 의리와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것의 의미는 크다.

현대그룹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자 재계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했고 조문단을 꾸려 방북길에 올랐다.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과 2003년 정몽헌 회장 타계 당시 북한이 각각 조전과 조문단을 보내 애도의 뜻을 나타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성의’ 표시를 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북한도 현대 조문단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맞았다.

상주인 김 부위원장은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의를 표하는 현 회장의 손을 감싸쥐며 깍듯이 대했고 북한을 찾은 최고위급 귀빈들이 묵는 백화원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비록 현 회장과 김 부위원장이 시간을 두고 속 깊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김정일 사망’ 이후 벌어진 양태만 놓고 봤을 때 현대로서는 여전히 굳건한 대북 신뢰관계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또 현대의 경협사업 대상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김양건 위원장이 직접 조문단을 배웅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여전히 현대를 사업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방북길에 오를 때와 비교해 한결 밝아진 현 회장의 표정이 이번 방북의 성과를 말해주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재개될까 = 현대 측에서는 이번 방북의 성과를 토대로 하루속히 대북사업이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시작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이 이뤄진 1998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로부터 4개월 후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가 체결됐고 2003년 2월에 역사적인 금강산 육로 관광이 시작됐다.

그러나 관광 시작 5년 만인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금강산 관광은 전격 중단됐고 같은 해 12월 개성 관광길도 막혔다.

사태 해결을 위해 2009년 8월 현 회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했지만 현대아산의 희망대로 사업재개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관광 재개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천안함 사태·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도로, 입주공장 건축 등 현대의 개성공단 개발사업 역시 지난해 5·24 대북 제재 이후 멈췄고 북한 또한 올해 부동산 몰수와 재산 정리라는 강수로 맞서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꼬여만 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의 유연성 전략에 따른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재개와 북한의 호응에 따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사업에도 ‘훈풍’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솔솔 피어났다.

남북한 해빙 분위기에서 이뤄진 방북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지만 대북사업 재개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대북사업이 정치적인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남북관계의 전향적인 분위기 쇄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현재 대북사업 방향을 예상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사업에 대한 의지는 종전이나 지금이나 변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아산은 북한과 신뢰를 쌓으며 체제가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 기다린 뒤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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