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한류’…‘홍콩영화’ 같은 추락 막으려면

뜨거운 ‘한류’…‘홍콩영화’ 같은 추락 막으려면

입력 2012-08-07 00:00
수정 2012-08-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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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와 가요는 아시아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치밀한 전략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의 파급력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한류가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음악과 드라마에 집중된 장르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휩쓴 한류…인터넷과 ‘맞춤형 상품’의 조화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에는 인터넷과 SNS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텔레비전을 통한 홍보에 비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올라간 콘텐츠는 접근성과 비용 면에서 압도적인 효율을 자랑한다.

인기 가수들은 노래 파일이나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방송 촬영 뒷이야기나 운동복을 입은 안무 연습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올려 팬들에게 직접 다가갔다.

드라마, 영화, TV 오락 프로그램의 예고편과 명장면도 SNS를 통해 단기간에 퍼져 나갔다. 팬들의 자발적인 ‘퍼나르기’와 ‘전달하기’는 단기간에 높은 파급 효과를 냈다.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고정민 교수는 “최근의 한류는 SNS의 영향력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유튜브에 동영상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소비자가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들의 치밀하고 전략적인 연예인 육성도 한류 성공의 주요 요인이었다.

캐스팅에서부터 방송 데뷔, 세계무대 입성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소요되는 연예인 양성 프로그램은 ‘맞춤형 인재’를 만들어냈다.

생산 단계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드라마나 음악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했다.

특히 K팝 가수들은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한류를 전파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 보편성 있는 콘텐츠의 정밀한 조합이 여러 문화권에서 통하는 문화상품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경제연구원 임동훈 수석연구원은 “K팝 곡의 탄생은 공산품 제조 과정과 비슷하다. 치밀하게 기획, 연구, 개발한 뒤 유통, 판매하는 것처럼 물건을 제조하는 관점에서 문화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르 넓히고 보편성 찾아야

전문가들은 폭발적으로 일어난 ‘한류 붐’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팝과 드라마가 이제 하나의 장르로 고착돼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때 큰 인기를 끈 일본이나 홍콩 대중문화가 급속히 가라앉은 것처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한류도 언제든지 식을 수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낮은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계 미국인이 주축을 이룬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처럼 인적 자원을 활용해 콘텐츠를 세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기 장르가 음악, 드라마 등 일부 분야에 집중된 것도 문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노준석 박사는 “음악과 드라마에만 집중된 구조에서 한류는 홍콩 영화산업처럼 짧은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폭을 넓혀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류는 문화 콘텐츠만 가지고는 지속될 수 없다”며 “전자기기, 의류, 화장품 등 연계 상품의 개발 및 수출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류 팬들이 스타의 화장법, 패션 등을 따라 하기 위해 한국 화장품, 의류를 구매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 분야 수출도 크게 늘었다.

국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2008년 1억850만달러에서 2009년 1억2천700만달러로 소폭 증가했지만 K팝이 폭발적 인기를 얻은 이후인 2010년에는 3억3천680만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홍익대 고상민 교수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이 나오는 것처럼 한류도 아시아를 넘어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욕구를 주기적으로 충족시켜야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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