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토지 심사지침 마련… 최대 2년형·벌금 1억여원
‘지가(地價) 전국 최고 수준 급상승 전망’, ‘○○원 투자시 2년 내 200% 수익 보장’, ‘○○도로 개통’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흔히 쓰는 광고 문구들이다. 이 중 상당수는 근거 없는 허위 광고지만 적절한 처벌 규정이 없었다.이에 공정위는 13일 ‘토지·상가 등의 분양 및 임대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마련·시행한다고 밝혔다. 기획부동산은 대규모 토지를 사들여 쪼개 파는 사업으로, 개발 가능성이 작은 토지를 고가로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상가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있었지만, 토지에 관한 심사지침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당광고를 하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지침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분할 허가를 받지 않은 토지를 ‘공유지분’으로 공급하면서도 지도에는 필지를 점선으로 표기해 마치 분할된 것처럼 속이는 것을 부당 광고로 규정했다. 공유지분으로 분양된 토지는 판매·소유권 행사가 제한된다.
토지를 분할해 팔면서 실제 공급할 토지 일부가 도로에 인접하지 않았음에도 도로에 가까운 토지의 지번만을 표기하는 것도 부당 광고다.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盲地)는 개발할 수 없거나 투자가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특히, 근거도 없이 개발계획 등으로 지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내세우며 “월 2000만원 투자시 월 100만원 이상의 임대수입 보장”이라고 표현하는 것 등도 부당 광고에 속한다. 지방산업단지 주변에 이와 관계없는 임야를 분양하면서 산업단지와 직접 연계된 것처럼 “곧 개발될 것”이라고 표현해도 앞으로 처벌대상이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기획부동산 관련 부당 광고를 점검해 위법 행위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1-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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