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관광객 구성비 30%선도 무너져
작년 4분기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의 수가 2011년 일본 관동지역 대지진 사태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업계에서는 엔저 현상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31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입국한 일본 관광객은 74만6천44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95만5천309명에 비해 21%가량 줄어든 것으로 관동지역 대지진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감한 2011년 2분기(70만9천64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일본 관광객 수는 2010년 1분기 약 74만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 2010년 4분기에는 80만명을 돌파했다.
대지진의 영향으로 2011년 1분기 68만명, 2분기 70만명으로 주춤했으나 곧바로 회복하며 3분기 92만명, 4분기 97만명으로 늘어났다.
2012년에도 1분기 89만명, 2분기 91만명, 3분기 95만명으로 분기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4분기 들어 2010년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전체 관광객 수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분기 27.6%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은 관광객 비중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던 국가다.
2005년 이전에는 줄곧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으며 대지진 사태가 있었던 2011년 1·2분기에도 각각 33.7%, 30.9%를 기록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외래관광객 수가 사상 최초로 1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유독 일본 관광객의 수만 줄고 있다”며 “조만간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관광객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최근의 ‘엔저 현상’을 꼽고 있다.
지난해 중반만 해도 100엔당 1천500원 선을 유지했던 원·엔 환율이 하반기부터 속절없이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1천200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일본 고객이 줄자 당장 호텔업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로 서울 주요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일본인 투숙객이 전년과 비교하면 20~3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여행객을 주 고객으로 하던 서울 명동의 백화점이나 소매점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 수 자체도 줄었지만 최근에는 환율 탓에 쇼핑을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들도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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