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양적완화 추가 축소…한국경제 영향 미치나

美양적완화 추가 축소…한국경제 영향 미치나

입력 2014-01-30 00:00
수정 2014-01-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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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전문가 “영향 제한적…신흥국 불안 우려는 상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00억달러 상당의 추가 테이퍼링(tapering)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날 FOMC의 결정이 예상됐던 것이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동하거나 이에 따른 여파가 한국까지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 미국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고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 등을 미뤄볼 때 안정권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른 모습이다.

◇정부·전문가 “한국에 영향 제한적”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 직후 서울 명동에서 진행한 시장점검회의에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다만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시장 불안 상황에서 볼 수 있듯 대외 불안이 상시화되면서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도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707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 보유고,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바탕으로 양적 완화 추가 축소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시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월 7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6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채권 매입 액수를 750억달러로 줄인 데 이은 두 번째 양적완화 축소 조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예측된 정도이고 미국 경기의 회복세를 전제하는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펀더멘털로 미뤄볼 때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최근 며칠 동안 신흥시장 금융 불안은 FOMC의 추가 테이퍼링을 선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큰 움직임을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총외채는 2012년말 4천94억달러에서 지난해 4천110억달러로 다소 늘었지만 단기외채 비중이 31.1%에서 27.1%로 줄어드는 등의 건전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외환보유액 역시 1년간 3천270억달러에서 3천450억달러로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현재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화예금도 48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의 증가율은 전월대비로 3.4% 늘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 9월(3.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도 707억3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2년의 480억8천만달러보다 226억9천만달러(47.2%) 늘었다.

◇다우 1.2%↓ 등 여진 지속…금융불안 우려 남아

이날 미 연준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에 따른 시장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인 방향은 아니었다.

미국 다우지수가 1.2% 하락했고 미국 국채금리는 2.68%로 7bp(베이시스포인트) 떨어졌다.

브라질 증시가 0.59% 하락했고 최근 신흥국 시장 불안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는 0.03%로 비교적 선방했다.

미국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강세였고 엔화는 달러보다도 강세를 보일 만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9일 종가보다 8.2원 상승한 1,078원을 기록했지만 여타 신흥국 통화 대비 절하폭이 크지는 않았다. CDS 프리미엄은 전일과 동일한 67bp를 기록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연준의 경기회복세에 대한 낙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신흥국 금융 불안이 확대될 우려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이번 결정으로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이 확대될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 금융 불안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 연준이 신흥국 금융불안에 대해 별도의 언급이 없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23일 하루 동안만 페소화 가치가 11.7% 급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극심하다.

터키 역시 주가 하락, 통화 절하, CDS 및 국채금리 상승 등 상황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런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신흥국간 차별화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시장불안과 복합 작용하면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처지는 아닐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다.

정부는 이런 의미에서 대내외 금융·외환시장 및 글로벌 자본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와 내달 부채 한도 협상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불안을 겪는 신흥국 시장 동향 및 신흥국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리스크도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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