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 진출에 빨간불
“모범규준을 무역 장벽 이용” 비판양사 “서류 보완 후 재인증 시도”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들 업체는 중국 정부가 재차 인증 신청을 받을 경우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이날 발표한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 명단’에 우리 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인증 사업에서 우리 기업은 연거푸 탈락했다. 중국 정부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생산, 개발, 품질, 설비 면에서 일정 기준을 갖춘 배터리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모범규준을 신설했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자국 업체들을 솎아내기 위한 작업으로 알려졌으나 국내 업체까지 ‘불똥’이 떨어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모범규준을 무역 장벽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면밀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품질이나 안전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증의 결과가 언제부터 시행될지도 미지수다. 중국 정부가 명확하게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신청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몇 차례 더 신청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LG화학과 삼성SDI는 해외 유수 업체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인증을 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이 두 업체는 “이번 발표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한 뒤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 추후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6-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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