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새판짜기’ 현대차 ‘통큰 결정’… 임단협 유예 조항 합의

광주시 ‘새판짜기’ 현대차 ‘통큰 결정’… 임단협 유예 조항 합의

최치봉 기자
입력 2019-01-30 22:40
수정 2019-01-3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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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5년 만에 극적 타결

광주시장이 협상 단장 맡으며 돌파구
현대차 ‘임단협 5년 유예’ 절충안 수용


年 10만대 규모 1000㏄ 미만 SUV 생산
1만 2000여명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도
사회적 타협을 통해 임금을 반값으로 낮추고 일자리를 나누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윤곽을 드러냈다. 광주시는 30일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현대자동차와 진행했던 투자협약(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현대차에 협의회 의결 내용을 전달한 뒤 마지막 조율을 거치고 있다.

이로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5년 만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 사업은 민선 6기인 2014년 노사민정 사회적 타협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광주를 만든다’는 지역혁신 운동으로 출발했으나 지금껏 노사 갈등만 노출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후보 시절 ‘일자리 1만개 창출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2014~2018년 연구용역, 더나은일자리위원회 설치, 노사민정 결의문 채택, 사회통합추진단 신설, 관련 조례 제정 등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현대차는 드디어 민선 6기 마지막 해인 2018년 6월 1일 광주시에 완성차 공장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때부터 지역 노동계와 지리멸렬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지난해 6월 19일 등 두 차례에 걸쳐 투자협약식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임단협 유예’ 등 노동 조건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시는 이어 지난해 10~11월 노동계 등이 참여한 원탁회의와 ‘투자유치추진단’ 등을 꾸려 현대차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단은 현대차 요구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아 같은 해 12월 4일 사실상 극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협약식을 하루 앞두고 잠정 합의안에 대해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결국 최근부터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협상단장을 맡으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마지막 쟁점인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에 대해 절충점을 찾으면서 이 사업이 마침내 걸음마를 떼게 됐다.

현대차는 경차 아토스 생산을 2002년 중단한 이후 제품군에 경차를 빼놓고 있었다. 이번 완성차 공장에서는 연간 10만대 규모의 1000㏄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생산된다.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 2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도 이미 노동자 임대주택·어린이집, 산업단지 진입로 조성 등 관련 인프라 구축 비용 일부를 올 예산에 반영해 놨다.

그러나 과제도 적잖다. 우선 지역 노동계의 중심인 민주노총이 노사민정협의회에 불참했고, 현대차 노조가 31일 예정된 투자협약식 현장 시위를 예고하고 나섰다.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더라도 친환경 차로의 전환,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 경영책임 문제, 자본금 충당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생산되는 경형 SUV에 대한 성공적 판매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대차 노조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수소차,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기존 내연기관에서 첨단기술로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값싼 전기차가 판매되면 광주형 일자리 경차 공장은 가동도 못해 보고 폐쇄를 논의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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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9-01-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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