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싸움에 등 터진 韓 이차전지
94% 中의존… 美동맹 중 특히 취약정부, 신속한 인증 등 피해 최소화
중국이 오는 12월 1일부터 이차전지 핵심원료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관련 기업들의 주력 제품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경북 포항의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3000t을 조기 생산하는 등 연 8000t 생산 규모의 제1공장 가동을 조기에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인조흑연 음극재의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해 시범 생산해 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연내 1만t 규모의 제2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25년 1만 8000t, 2030년 15만t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 이차전지 음극재용 흑연을 2억 4100만 달러(약 3300억원)가량 수입했으며 이 가운데 93.7%를 중국산에 의존했다. 지난 20일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발표 당시 1차 타깃 국가로 미국이 지목됐음에도 정작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 지표다. 이에 민관이 국산화한 소재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힘을 합치는 모습이다.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열었던 산업부는 국산화 지원에 더해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탄자니아 등 제3국 광산과의 장기공급계약 이행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국 상무부와의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등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 하반기 들어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에 이어 흑연까지 통제하면서 중국의 ‘자원 무기화’ 행보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게 중국 상무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중국 흑연의 사용처를 보면 이번 조치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 흑연의 최대 구매자에 한국·미국·일본·인도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2023-10-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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