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디스플레이 등 거친 재무통… 스마트폰 흑자회생 리더십 기대
㈜LG가 16일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면서 그의 역할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첫 임원 인사로 권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을 맞교체하면서 그룹 전면에 나선 권 부회장에게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에서다.권영수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최연소 부장 및 재경 부문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쳤다. 경영학과 출신이면서도 석사는 산업공학을 택했다.
그는 철저한 성과주의로도 유명하다. 2007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임 이후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고 2016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옮긴 직후 2년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이뤘다.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발굴을 주도했고 네이버, 화웨이, 넷플릭스 등 인접 분야 1위 기업들과 제휴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도 구사했다.
그룹 내에서는 권 부회장의 이동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계열사 6인 부회장단 중 핵심 계열사와 재무 분야를 모두 꿰뚫고 있는 이는 권 부회장이 유일하다는 이유에서다.
LG는 권 부회장의 경험이 위기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해 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는 LG전자 재직 당시 네덜란드 필립스에서 16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 현 LG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LG화학에서도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시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사업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전자·장비 분야와 통신 부문을 융합한 신사업 진출, 대형 인수합병(M&A)에서 특기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이날 LG유플러스 전 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일로 “믿음직한 리더, 강력한 팀워크·열정의 직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에서 1등 유플러스를 실현해 달라”고 고별 인사를 남겼다.
한편 같은 날 이사회에서 신임 CEO에 선임된 하현회 LG유플러스 회장 역시 5G 상용화 및 케이블TV M&A, 통신비 규제 대응을 놓고 새판을 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8-07-17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