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분산기업 논란에… KT 대표 선임 원점서 다시 검증

소유분산기업 논란에… KT 대표 선임 원점서 다시 검증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2-10 01:55
수정 2023-02-1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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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후보 결정 투명하게”
구현모 “공개경쟁해 논란 불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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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KT 이사회는 9일 차기 대표이사 재공모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으로 공정성·투명성·객관성 강화를 들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구현모 현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추천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를 제기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KT 이사회가 기존 결정을 백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연임 의사를 밝힌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의결했지만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주명부 폐쇄일(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13%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의 발표가 난 지 약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기업 대표 선임 등에 반대한 사례들은 있었지만 소유분산 기업의 대표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KT 사례가 처음이다.

KT 차기 대표 선임 절차 논란은 지난달 윤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언을 계기로 더욱 확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스튜어드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KT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구 대표도 그간 이사회에 공개경쟁으로 후보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날 소집된 이사회에서도 “공개경쟁을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증진하는 데 KT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02-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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