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나홀로 가구/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나홀로 가구/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1-08-17 00:00
수정 201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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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이 지금처럼 남들과 어울려 사는 것에 무능했던 시대는 아마 인류 역사상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진국 도시인구의 절반이 혼자 살고 있고 치솟은 이혼율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을 그 예로 든다. 실제 2009년 기준 세계 각국 도시의 1인 가구 비율은 뉴욕 48%, 도쿄 42.5%, 유럽이 40%대에 이른다. 미국의 이혼율은 51%, 스웨덴은 48.1%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순 없다. 서울시가 엊그제 발표한 ‘2010 서울가구구조 변화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85만 4606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4.4%로 가장 높았다. 그동안 선두를 독주해 오던 4인 가구는 80만 7836가구(23.1%)로 2위로 물러앉았다. 2인 가구와 3인 가구의 비율이 각각 22.3%, 22.5%로 턱밑까지 치고왔으니 2위자리마저도 위태위태해졌다. 서울도 세계적 도시의 ‘1인가구 추세’에 동참하게 된 셈이다. 핵가족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1인가구시대라니, 가족제도의 빠른 진화에 새삼 놀라게 된다.

1인가구는 미혼, 배우자의 사별, 이혼, 기러기아빠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혼 기피 풍조가 가장 클 것이다. 서울의 1인가구를 혼인형태별로 보면 역시 미혼이 60.1%로 가장 많았고, 사별 17.4%, 이혼 12.6%였다. 1인가구가 도시의 대표적 가구로 자리잡음에 따라 독신족을 위한 ‘싱글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1~2인용 전기밥솥에 미니세탁기, 미니생수기가 나오는가 하면 1인용 햇반에 1인용 반찬까지 나와 탄탄한 매출고를 자랑하고 있다. 식당에서는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인용 좌석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다.

젊은 층은 혼자 사는 것이 편할 것이다. 남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장되니 이보다 좋은 일도 없다. 부모님으로부터 잔소리 들을 일도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로움에 봉착하게 된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면 외롭고 자신의 고민이나 고충을 털어놓을 기회도 적어져 사회와 고립되게 된다. 기러기아빠들이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가족과의 유대감이 끊어진 데 따른 무력감 때문이다. 개, 고양이 등 애완산업이 번창하는 것도 1인가구의 고독과 무관치 않다. 인간은 공동체와 관계를 맺으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 바보, 천치를 뜻하는 영어 ‘이디엇’(idiot)은 혼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바보, 천치가 아니라면 1인가구보다는 최소한 동반자가 있는 2인가구를 권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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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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