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의 메디컬 IT] 스마트워치가 디지털 헬스케어 변화를 이끌까

[이상열의 메디컬 IT] 스마트워치가 디지털 헬스케어 변화를 이끌까

입력 2018-09-17 21:32
수정 2018-09-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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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갤럭시노트9’와 ‘갤럭시워치’를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이 신제품인 ‘아이폰XS’와 ‘애플워치’의 출시를 알렸다. 이번 애플의 신제품 중 필자는 특히 애플워치에 새로 포함된 헬스케어 관련 기술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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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새로 출시된 이 스마트워치에는 심전도, 낙상 감지 등 헬스케어에서 활용 가능한 몇 가지 흥미로운 기술이 탑재됐다. 특히 심전도 기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도 얻었다. 사실 이 기능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활용 가능했기에 아주 새롭진 않다. 하지만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출시하고 정확성을 FDA에서 승인받은 제품의 영향력은 아무래도 기존 업체와는 다를 것이다.

낙상 감지 역시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서비스를 현실화하려면 센서의 정확성 등 기본적 하드웨어 성능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 외에도 지역 응급 의료 시스템과의 연계와 같은 소프트웨어 문제, 의도적 오작동과 거짓 신고 같은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한 대처 등 실제 서비스 구현에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이 기기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상 의사의 관점에서 의료기기로서 스마트워치의 효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병원의 ‘12유도 심전도’는 많은 전극을 사용해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반면 스마트워치의 심전도는 단일 유도 심전도라 일부 심전도만 확인할 수 있어서 완벽한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

스마트워치의 심전도 기능을 가장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질환은 ‘부정맥’일 것이다. 하지만 부정맥으로 진단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심전도를 수시로 측정할 이유도 없다. 얼마 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된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의 지침 역시 심방세동을 선별하기 위한 일상적인 심전도 검사를 권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의료기기의 속성을 갖춘 스마트워치의 출시는 무엇을 의미할까. 단지 선도적 기술의 과시로 판매고를 높이기 위한 회사의 마케팅 수단에 불과할까. 2000년대 초 스마트폰 대중화 이래 불과 10여년의 짧은 시간이 흘렀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스마트폰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보급돼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과 같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기기로 성장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미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유력한 후보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미 관련 회사 내부에선 스마트워치를 위의 두 가지 기능 외에도 헬스케어에서 다방면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삼성, LG를 비롯해 여러 국내 업체 역시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향후 스마트워치가 헬스케어 영역에서 어떻게 발전해 갈지,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018-09-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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