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전훈련하는데 전기 먹는 의원회관은 뭔가

[사설] 정전훈련하는데 전기 먹는 의원회관은 뭔가

입력 2012-06-22 00:00
수정 2012-06-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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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논란’을 불렀던 국회 제2 의원회관이 전기를 물쓰듯 쓰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블랙아웃을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어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국 읍지역 이상을 대상으로 사상 첫 대규모 정전 사태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전력난이 그만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새로 지은 국회 의원회관이 절전은커녕 전기 먹는 건물이 돼버렸다니, 지탄과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이 의원회관 실내조명을 실제 측정해 보니 최대 1244럭스나 됐다고 한다. 정부 대전청사와 비교해 평균 3~4배 이상 밝은 수치다. 실내 온도도 공공기관의 평균 냉방온도인 28도보다 3도나 낮은 평균 25도다. 무더위 때는 물론 사시사철 찜질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화장실 비데의 온열시트는 항상 뜨끈뜨끈하게 고정돼 있다고 한다.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은 헬스장도 온종일 불을 켜 놓고, 에어컨 작동 중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놓는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불을 환히 밝히고 서늘하기까지 한 방에서 나랏일을 열심히 한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개원조차 못한 국회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으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의원회관 외관은 온통 유리로 치장돼 있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에너지 효율을 전혀 고려치 않고 건물을 지은 만큼 전력 소비라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국민 대표로서의 도리에 합당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전력난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도 어떻게 정부와 한전 등을 상대로 조목조목 따지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경북도의회만 해도 최근 각종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내놓았다. 각종 회의를 할 때 노타이 차림으로 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며, 형광등 한등 끄기·점심시간 및 직원 부재 시 컴퓨커 끄기 등의 절약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회도 최소한 이 정도의 자세만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는 이제라도 건물 자체에 에너지 절약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정전훈련에 나선 국민의 눈에 국회가 블랙아웃 위기를 부른 ‘상징’처럼 비쳐져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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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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