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미술’ 하면 아름다운 그림이나 조각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서울시는 아름다운 예술을 통해서 시민들의 미적 교양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예로 얼마 전 송현동에서 개최된 ‘2024 서울조각페스티벌’을 들 수 있다. 탁 트인 송현동 공간에 펼쳐진 각양각색의 조각 작품들을 통해 시민들이 어떤 영감을 받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눈앞의 예술 작품을 즐겁게 감상하고 느끼지만, 한편으로 아름다운 예술의 결과가 우리에게 선보여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미술을 보면서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그 시작으로 저 푸른 공간에 있는 조각들이 어떻게 우리 곁으로 온 것인지 그 시작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작품의 태초에는 작가의 손길이 있다. 모든 작품은 작가의 창작 활동을 통해 태어난다. 그러므로 모든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고,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작가가 정성을 들여 창작한 작품은 과연 그 가치만큼 공정하게 거래되고 있나. 2021년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4개의 전체 예술 분야 중 미술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가의 비율은 24%다.
미술 분야 예술가들은 공정한 계약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미술 분야는 사진 분야(35.7%) 다음으로 적은 계약 체결 경험률(38.1%)을 보인다. 그마저도 서류 계약이 아닌 구두 계약으로 진행한 4.4%를 포함한 수치다. 전체 계약 경험의 10%가 넘는 비율이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구두 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 K미술의 밝은 미래는 있을까.
미술계에는 화랑, 경매회사 등이 모여 이룬 시장(Market)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미술 작품 거래는 이 시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2022년 작품 거래 금액 기준으로 약 8000억원의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미술 시장의 거래액인 98조원의 약 1%이다.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4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내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배경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만의 추상미술과 단색화가들이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뒷면에는 한국 미술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위작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속에서 과연 K미술이 선진 미술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미술진흥 조례’가 제정됐다. 조례의 핵심은 제7조의 ‘공정한 거래 및 유통질서 조성’이다. “시장은 미술품의 공정한 거래 및 유통질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미술 서비스업과 관련되는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문제로 지적한 불공정한 작품 계약 그리고 위작으로 얼룩진 미술 유통 체계 개선을 위해 서울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시점이다.
이제 시작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방향에서의 접근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술품의 항구적인 ‘프로비넌스’(provenance)를 구축하기 위해 대체불가토큰(NFT)과 블록체인을 이용해 투명한 거래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정책과 기술이 공존할 때 미술진흥 조례가 서울의 미술과 나아가 우리 K미술이 진기(振起)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경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작품의 태초에는 작가의 손길이 있다. 모든 작품은 작가의 창작 활동을 통해 태어난다. 그러므로 모든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고,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작가가 정성을 들여 창작한 작품은 과연 그 가치만큼 공정하게 거래되고 있나. 2021년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4개의 전체 예술 분야 중 미술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가의 비율은 24%다.
미술 분야 예술가들은 공정한 계약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미술 분야는 사진 분야(35.7%) 다음으로 적은 계약 체결 경험률(38.1%)을 보인다. 그마저도 서류 계약이 아닌 구두 계약으로 진행한 4.4%를 포함한 수치다. 전체 계약 경험의 10%가 넘는 비율이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구두 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 K미술의 밝은 미래는 있을까.
미술계에는 화랑, 경매회사 등이 모여 이룬 시장(Market)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미술 작품 거래는 이 시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2022년 작품 거래 금액 기준으로 약 8000억원의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미술 시장의 거래액인 98조원의 약 1%이다.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4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내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배경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만의 추상미술과 단색화가들이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뒷면에는 한국 미술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위작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속에서 과연 K미술이 선진 미술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미술진흥 조례’가 제정됐다. 조례의 핵심은 제7조의 ‘공정한 거래 및 유통질서 조성’이다. “시장은 미술품의 공정한 거래 및 유통질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미술 서비스업과 관련되는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문제로 지적한 불공정한 작품 계약 그리고 위작으로 얼룩진 미술 유통 체계 개선을 위해 서울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시점이다.
이제 시작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방향에서의 접근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술품의 항구적인 ‘프로비넌스’(provenance)를 구축하기 위해 대체불가토큰(NFT)과 블록체인을 이용해 투명한 거래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정책과 기술이 공존할 때 미술진흥 조례가 서울의 미술과 나아가 우리 K미술이 진기(振起)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경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김경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24-11-12 3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