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워 둔 모래시계의 모래가 아래로 다 떨어지면 냉탕으로 자리를 옮긴다. 온몸을 감싸는 짜릿함에 정신이 번쩍 든다. 몸무게가 조금은 줄었을 것이라는 즐거운 착각은 보너스다. 핀란드인들이 즐긴다는 겨울 사우나도 이런 기분일 게다.
좁은 사우나실에서 땀을 흘리며 보내는 시간이라곤 5분 남짓. 나를 정화하고 재탄생시키는 공간으로 이만한 게 없다. 사우나는 몸속 노폐물은 물론 머릿속 생각의 찌꺼기도 함께 배출하는 일거양득의 공간이다. 이용할수록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정신건강도 챙기는 일상의 충전소다.
2024-03-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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