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노인 연령 조정/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인 연령 조정/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9-04-11 23:16
수정 2019-04-1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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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쟁점인 노인 연령 상향 논의가 올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불씨를 지핀 데 이어 지난 2월 대법원은 육체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최종 나이(가동연한)를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보는 게 맞다는 판결을 내려 정년 연장과 노인 연령 상향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했다. 복지부가 그제 건강보험종합계획 공청회에서 동네의원 진료비를 할인해 주는 노인 외래정액제 대상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현행 노인 기준 만 65세는 유엔이 1950년에 정한 국제적 기준을 따른 것이다. 이는 1889년 독일 비스마르크 시절 최초로 도입된 연금제도의 지급 대상 연령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시초로 보면 100년 전 기준을 아직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노인 기준이 65세로 자리잡았다. 당시 한국인 기대수명은 66.1세였지만, 2017년 기준 기대수명은 82.7세로 늘어났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도 4%에서 13.8%로 대폭 확대된 만큼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회적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1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5.9%로 절반을 넘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8 서울시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65세 이상 서울시민 3034명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평균 72.5세였다.

100세 시대에 어느 누가 빨리 노인으로 불리고 싶으랴만 문제는 노인 연령 상향이 노인복지 축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복지부 계획대로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올리면 약 24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요금 등 사회복지가 적용되는 기준 연령도 대체로 65세다. 국민연금 지급 연령도 지금은 62세이나 단계적으로 올라 2033년부터 65세가 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제도 개선안 논의 과정에서는 국민연금 개시 연령을 67세까지 늦추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시장의 은퇴와 복지 혜택 사이의 소득 공백 기간이 늘어나 노인 빈곤율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 지금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2.5%보다 훨씬 심각하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마당에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 노인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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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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