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자살률은 낮아졌지만 10대 자살률은 오히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정부도 상담과 치료, 위기 징후 포착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채워야 할 곳이 많다.
이런 와중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215개 시·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 청소년 자살률은 최고와 최저 지역 간에 무려 26.5배나 차이가 났다. 주택가격이 높고, 주거면적이 넓은 지역일수록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업시설의 다양성은 물론 학원과 게임방, 노래방 밀도까지 꼼꼼히 살폈다. 아이가 집 밖에서 어떤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지 일상의 동선을 들여다본 셈이다. 보고서는 이제 자살 예방 대책을 의료와 복지의 테두리를 넘어 주택과 도시정책으로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용 거실’이라는 구상이다. 자기 방을 온전히 갖기 어려운 아이가 도서관이나 공원, 청소년센터 등 집 밖에서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늘리자는 이야기다. 내 집의 조건이 충분하지 않아도 동네가 그 빈틈을 메워 줄 수 있다는 취지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으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1996년 힐러리 클린턴의 동명 저서로 유명해졌다. 당시 미국은 청소년 폭력과 약물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부모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함께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언젠가부터 사는 곳에 따라 사람을 가르는 행태가 다반사가 됐다. 아파트 단지 안팎을 가르고 놀이터 이용까지 구분한다. 집값이 좋은 동네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된 현실이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문밖으로 나선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머물 곳을 얼마나 품는지도 그 기준이어야 한다.
2026-09-28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부산 한 찜질방 갔다가 빈대 옮았다”…유튜버가 확인한 심각한 실태 [이슈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7/SSC_20260927092316_N2.jpg.webp)

![thumbnail - “지퍼 줄줄 내려가”…리센느 메이, 무대 중 아찔 사고 [포착]](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6/SSC_20260926091448_N2.jpg.webp)










![thumbnail - 한양 길목 지켰던 그림 같은 성곽, 넓은 초록 마당… 마음도 초록초록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3/SSC_20260923232032_N.jpg.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