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애타는 코로나 지원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애타는 코로나 지원금/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20-04-26 22:20
수정 2020-04-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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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늑장 대응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던 일본조차 지난 20일 1인당 10만엔(114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주 국회에서 심의하는데 여야 이견이 없어 지원금은 5월 중 각 가정에 배분된다. 심지어 일본에 주소를 둔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10만엔씩을 나눠 준다.

정부·여당의 이견은 해소됐지만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부담분을 국채 발행으로 메워서는 안 된다는 미래통합당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됐다가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오늘부터 2차 추경안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14조 3000억원의 추경안 가운데 추가 부담분 3조 6000억원은 국채 발행, 지방 부담 1조원은 야당 주장을 받아들여 예산 지출조정으로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세계에서 코로나 방역에 가장 실패한 나라로 꼽히는 미국은 일찌감치 연소득 9만 9000달러 이하인 국민에게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의회도 여야 이견 없이 정부 결정을 통과시켰다. 아시아에선 홍콩이 소득에 관계없이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인당 1만 홍콩 달러(156만원)를,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성인에게 600싱가포르 달러(50만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선두를 끊었다.

재난지원금에서 가장 돋보이는 나라는 독일이다. 모든 것을 문서로 증빙하는 꼼꼼한 행정 업무로 악명 높은 독일은 선 지급·후 처리 방식을 택했다. 생계 위협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 주기 위한 신속함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조치였다.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이면 사흘 안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추경안도 의회에서 사흘 만에 통과시켰다. 캐나다 또한 다양한 지원에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코로나로 실직한 근로자나 자영업자, 어린이나 병이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사람은 월 최대 2000달러를 4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30% 이상 수입이 줄어든 사업주에게는 3개월치 임금의 75%를 보조금으로 주는가 하면 영세사업자나 비영리사업자에게는 최대 4만 달러를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우리의 막장 정치권에만 ‘긴급’이란 말이 붙은 재난지원금의 골든타임을 모르는 저능한 의원이 수두룩하다. 생활에 지장이 없는 연봉 1억 5000만원의 국회의원이라면 모를까, 상당수 가정에서 지원금은 샘물과도 같다.

방역은 선진국인데 정치는 후진국이란 국제적 비아냥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여야는 더이상 서민들 애 태우지 말고 신속하게 지원금 문제를 매듭짓고 5월 중순에는 각 가정에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이 지급될 수 있도록 20대 국회,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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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y04@seoul.co.kr
2020-04-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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