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탁상행정 교통대란/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탁상행정 교통대란/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4-01-08 00:58
수정 2024-01-0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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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장의 버스 정차면은 3개(35m 길이)다. 이곳에 광역버스 29개 노선이 정차한다. 상습 정체 구간이다. 정차 위치가 아닌 곳에 버스가 서기도 하고, 가끔 도로에서 버스를 타기도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달 27일 ‘줄서기’ 표지판 13개를 세웠다. 표지판 하나당 좌우 두 개 노선이다. 딱 그 위치에서만 승객을 태워야 한다.

문제는 간격이다. 광역버스 한 대가 서서 승객을 태우면 표지판에 적힌 다른 노선 버스들은 꼼짝없이 서서 기다려야 한다. 버스 꼬리 물기가 이어져 서울역에서 남대문을 거쳐 명동입구까지 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리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명동 퇴근길이 교통지옥이 됐다. 결국 서울시가 지난 5일부터 이달 말까지 줄서기 표지판 운영을 유예했다.

서울시는 광역버스 일부 노선을 명동입구 정류소가 아닌 우리은행 종로지점 인근 신설 정류장이나 롯데영프라자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그러면 명동입구 정류장 탑승객이 하루 9500명에서 5800명으로 줄어든단다. 위치 변경으로 탑승객이 40%가량 줄어든다면 협의를 통해 그걸 먼저 했어야 하지 않나. 정차 위치를 눈금 재듯 정확히 정하기 전에 그곳을 하루에 여러 번 지나는 버스 운전기사들에게 물어는 봤을까.

물론 서울시의 고민도 안다.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출퇴근길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광역버스 노선을 늘려 왔다. 그 결과 경기와 인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는 323개 노선(2023년 3월 기준)이다.

서울 시내 광역버스 정류장은 총 12개다. 서울시는 순차적으로 광역버스 정류장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협의는 물론 현장 탐방이 우선이다. 해당 정류장의 모든 노선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전에 몇 개 노선에 적용해 보고 시뮬레이션도 해야 한다. 시행 시기도 몹시 더울 때나 추울 때는 피하는 게 낫다. 가뜩이나 퇴근길이 먼데 버스마저 늦게 오면 날씨라도 화를 돋우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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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거주민과 더불어 생활인구를 배려해야 하는 것은 서울시도 예외가 아니다.
2024-01-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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