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 목사 “지옥은 없다” 신간 논란

美 유명 목사 “지옥은 없다” 신간 논란

입력 2011-03-07 00:00
업데이트 2011-03-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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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복음주의 계열의 유명 목사가 지옥의 존재를 부정하는 책을 발간, 논란이 되고 있다고 ABC방송이 6일(현지시각) 전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개신교 복음주의 목사 로브 벨(40)과 15일 출간을 앞둔 그의 책 ‘사랑이 이긴다: 천국, 지옥, 그리고 모든 인간의 운명’(원제: Love Wins: Heaven, Hell, and the Fate of Every Person Who Ever Lived)이다.

벨 목사는 책에서 기독교의 전통적인 교리인 내세에 대한 여러 개념, 특히 ‘지옥’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랑의 하나님이 인간에게 영원한 고통이라는 선고를 내리실 리가 없다는 것이다.

벨은 책 홍보 동영상에서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만 천국에 가고, 수십억명은 영원히 타는 지옥불에 떨어질 거라고요?”라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영생은 사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시작되는 것이라고 벨은 강조했다.

벨의 주장은, 사후세계는 천국과 지옥이 있고, 구원받지 못한 사람은 영원히 뜨거운 지옥불에서 고통받는다는 기독교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벨은 ‘개신교계의 록스타’로 불릴 만큼 영향력이 막강한 성직자여서 미 복음주의 교단 내 반향이 클 수밖에 없다.

벨이 이끄는 미시간주 마스힐바이블교회는 신도 1만명의 대형 교회이며 설교 동영상의 조회 수는 수백만을 헤아린다.

근본주의 개신교계는 벨 목사의 주장을 ‘이단’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이단 선고는 가톨릭에서라면 ‘파문’에 해당하는 반응이다.

주류 신학에서는 지옥이 킹제임스역(譯) 성경을 기준으로 54차례나 언급돼 있다고 지적하며 지옥 개념은 성경적이라고 본다.

남침례교신학대학 소속 복음주의 신학자인 앨버트 몰러 목사는 “예수는 직접 지옥의 실재성과 위험성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말씀하셨다”며 “벨 목사가 진심으로 지옥을 부인한다면 이는 중대한 영적·복음주의적 중요성을 내포하는 성경적 진실에 대한 배교 행위”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벨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니언신학대학의 서린 존스 목사는 “예수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는 인간의 능력보다 강하다는 것”이라며 “뭐하러 하나님이 지옥을 만들어 사람들을 괴롭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벨은 신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신학적 논란을 넘어 벨의 긍정적인 해석은 사후세계에 대해 밝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고 방송은 진단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9%만이 지옥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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