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 美 부채한도증액 시한 D-4… 디폴트 초읽기

[Weekend inside] 美 부채한도증액 시한 D-4… 디폴트 초읽기

입력 2011-07-30 00:00
수정 2011-07-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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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美국채 투매 조짐 백악관 비상계획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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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블랙홀로 빨아들일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채한도 증액 시한을 불과 닷새 남겨둔 2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부채한도 2단계 증액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밤으로 연기했다가 결국 포기했다. 당내 강경파와의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 탓이다. 공화당은 29일 오전에 다시 모여 다음 행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계의 치킨게임에 속이 타들어 가는 시장과 중국 등은 잇따라 경고음을 내며 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 및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공화당 지도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양당이 타협을 이루지 못할 경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월가에서는 초단기 미 국채를 싼값에 팔아치우는 투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과 신용평가사 다궁(大公)을 앞세워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징을 빗대 “당나귀와 코끼리의 싸움이 세계 경제를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게 현 상황의 가장 추악한 면”이라고 꼬집었고, 다궁은 의회의 타협과 상관없이 다음 주 초 미국의 신용등급을 현재 A+에서 추가 강등하겠다고 위협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협상 타결이 안 되면 세계 주요 준비통화인 미국 달러의 지위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고삐를 당겼다.

백악관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워 뒀음을 공식 인정했다. 미 재무부는 이르면 29일 중 비상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협상이 불발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금, 주택저당채권(MBS) 등 국가자산 매각 ▲지출 우선순위 정하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지원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디폴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설사 일시적 또는 부분적으로라도 실제로 디폴트가 일어난다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디폴트 위험이 과장됐다고 보지만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디폴트 위험이 높은 상황이며 유럽 재정 위기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제2의 더블딥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초당적정책센터(BPC) 조사에 따르면 다음 달 미 정부가 거둬들일 세수는 1720억 달러인데, 지출해야 할 예산은 3070억 달러다. 1350억 달러(약 142조원)가 부족하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연방공무원이나 군인, 대학 직원 등의 월급을 주지 못하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장제도와 고속도로 건설까지 중단될 수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요구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가 치솟아 서민 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디폴트로 경기불황이 오면 세수마저 줄어들 수 있다.

투자자들도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채권 펀드는 미국에서 돈을 빼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으로 이미 갈아탔다. 중국도 새 달러 자산 매입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는 1960년 이후 78차례 부채한도를 늘려 왔다. 공화당 대통령 재임 기간 중 49차례, 민주당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29차례에 걸쳐 부채한도가 증액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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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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