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카다피 요새 함락

반군, 카다피 요새 함락

입력 2011-08-24 00:00
업데이트 2011-08-24 01: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외신보도… “카다피 생포에 주력” 트리폴리 입성 후 최대규모 교전



리비아 반군이 23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지지하는 친위대와의 격렬한 전투끝에 카다피 정권의 최후의 보루인 밥 알아지지야 요새를 함락했다고 로이터, AFP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반군이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통제하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방이 묘연한 카다피의 거취에 대해선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군과 카다피군은 이날 오전 카다피 관저가 있는 트리폴리 서부의 밥 알아지지야 요새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반군은 요새의 첫번째 출입문을 통과한 뒤 공세를 취했으며, 이에 맞서 카다피군은 요새 곳곳에 탱크와 박격포를 배치하고, 저격수들을 매복해 반군을 공격하는 등 반군이 트리폴리에 입성한 이래 최대 규모의 교전을 펼쳤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보도했다.

로이터는 요새 안으로 진입한 반군이 승리를 자축하는 공포를 쏘는 장면이 목격됐으며, 요새를 방어하던 카다피군의 저항도 멈췄다고 보도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도 카다피군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3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밥 알아지지야 요새를 폭격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카다피의 차남이자 유력한 후계자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밥 알아지지야 관저 앞에서 AFP 등 일부 기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궁지에 몰린 카다피군에 결사 항전을 촉구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카다피가 이날 오후 개인적 친분이 있는 세계 체스연맹회장인 러시아의 키르산 일륨지노프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트리폴리에서 건강하게 살아있으며, 리비아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다피를 생포해야만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새를 장악한 반군은 이에따라 카다피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포스트 카다피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카다피측에 “더이상의 유혈사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유럽연합은 리비아 반군에 카다피 정권 관련자들에게 보복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등 지역기구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이번 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08-24 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