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애리조나 이민법 위헌 판결

美대법원, 애리조나 이민법 위헌 판결

입력 2012-06-26 00:00
수정 2012-06-26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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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 의심자 신분증 요구 조항은 유지오바마-롬니, 이민정책 개혁 놓고 ‘공방’

미국 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최근 논란을 빚은 애리조나주(州) 이민법에 대해 주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핵심 조항으로 여겨졌던 불법이민 의심자에 대한 경찰의 신분증 제시 요구권은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날 애리조나 주 정부가 지난 2010년 제정한 이민법에서 합법적인 이민서류를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의 거주와 취업을 금지한 것이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제소와 관련해 찬성 5명 대 반대 3명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존 로버트 대법원장을 비롯해 앤서니 케네디,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스티븐 브레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다수 의견을 냈으며, 앤토닌 스칼리아와 클러렌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 등은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이 사안에 관여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케네디 대법관은 이날 다수 의견문에서 “연방정부는 헌법에 의거해 이민과 외국인 지위에 대한 광범위하고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애리조나주 이민법 가운데 문제가 된 4개의 조항 중 3개가 위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 경찰이 불법이민자로 의심되는 외국인에 대해 자의적으로 검문을 하고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이 조항에 대해서도 애리조나주가 어떻게 시행하는지를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위헌성을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판결 직후 소송 당사자인 백악관과 애리조나주는 물론 의회 내에서도 민주ㆍ공화 양당 의원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치열한 공방을 펼쳐 올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를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대법원이 애리조나주 이민법의 주요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의회가 조속히 광범위한 이민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애리조나주의 법집행 기관이 미국 시민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오늘 판결은 국가의 이민전략을 초당적인 방식으로 주도할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또 “모든 주 정부는 국경을 사수하고 법치를 존중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면서 “특히 연방정부가 이런 책임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을 때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을 ‘승리’라고 주장했으며, 톰 혼 애리조나주 검찰총장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민법의 핵심을 대법원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롬니 전 주지사가 애리조나 주 정부의 이민법을 이민정책의 전범이라고 묘사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난했으며,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이민법은 불법 이민, 마약 밀수 등에 따라 제정된 것”이라며 애리조나 주 정부를 옹호했다.

이날 판결은 앨라배마, 조지아,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의 주 정부가 제정한 비슷한 내용의 법률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여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초 대선을 앞두고 이민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이날 판결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 진영이 어떤 전략을 선보일지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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