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총기규제법 호소 ‘감성 정치’

오바마, 총기규제법 호소 ‘감성 정치’

입력 2013-03-30 00:00
수정 2013-03-3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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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어머니 20여명과 함께 “샌디훅 잊는다면 부끄러운 일”

“며칠 전 한 기사를 읽었다. 시간이 지나면 뉴타운 사건은 잊혀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지금 내 뒤에 서 있는 이 엄마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총기 규제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표정은 절박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발생한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의 어머니 20여명을 등 뒤에 세운 채 “우리가 그 사건을 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100일 전 그때를 기억하자”라는 말을 반복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연설 프롬프터도 없이 감성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절박하게 나온 것은 그가 추진해온 강력한 총기규제 법안이 오그라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타운사건 이후 ‘공격형 무기 판매 금지’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 두 가지를 핵심으로 하는 총기규제 법안 처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의회가 다음 달 발의할 총기규제 법안에는 공격형 무기 판매 금지 부분이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신원 조회 강화 조항마저도 마코 루비오 등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무산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총기규제 법안이 의회에서 누더기가 된 것은 의원들이 처한 정치적 현실 때문이다. 공화당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총기규제 반대 여론이 우세한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은 법안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당장 보수색이 강한 네바다주를 지역구로 가진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부터 규제법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현실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원 조회 강화를 역설하는 데 그쳤다. 공격형 무기 판매 금지 부분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비쳐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 콜로라도주에서 열리는 총기규제 찬성 집회에 참석해 막판 반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마침 이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사재 1200만 달러(약 133억원)를 털어 만든 총기규제 찬성 방송광고를 내보내며 힘을 실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코네티컷주 검찰의 뉴타운사건 수사결과에 따르면 범인 애덤 랜자는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반자동 소총으로 154발을 난사해 어린이 20명과 교사 6명 등 26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랜자의 집에서는 총알 수백 발과 총검, 칼 등이 무기고 수준으로 발견됐고, 랜자가 집에서 학교로 이동하는 데 쓰였던 차량에도 총과 다량의 총알이 있었다. 랜자는 범행 당시 장전된 다른 권총과 부시마스터 소총용 30발들이 탄창 3개를 갖고 있었으며 방탄복과 군인 스타일의 옷을 입은 채 숨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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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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