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서 한족-몽골족 유혈충돌…민족감정 악화

네이멍구서 한족-몽골족 유혈충돌…민족감정 악화

입력 2013-05-04 00:00
수정 2013-05-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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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매체 “한족이 폭력배 동원해 현지 유목민 구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유목인 사망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진 지 2년 만에 한족과 몽골족 간 유혈 충돌이 발생, 소수 민족인 몽골족의 민족 감정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일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에 따르면 네이멍구 츠펑(赤峰)시 웡뉴터(翁牛特)치(旗:현) 바이인타라(白音他拉)향에서 지난달 27일 한족 폭력배 100여명이 현지 유목민들을 몽둥이 등으로 마구 구타했다.

이날 충돌은 현지 토지 임대 기간 연장을 둘러싸고 한족 임대인과 현지 유목민 간의 이견으로 벌어졌으며 한족 임대인이 고용한 폭력배들의 집단 구타로 유목민 7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중 한 명은 뇌를 다쳐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유혈 충돌 사건은 즉각 현지 인터넷 사이트에 몽골어로 올랐으나 당국은 하루 만에 이를 삭제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또 유혈 충돌이 벌어진 이웃 마을 안치(安其)현에서는 촌 간부가 유목민들의 집단 토지를 한족에게 몰래 매각해 유목민들이 한족에게 항의를 했으나 출동한 경찰이 한족 편을 들며 시위 유목민들의 전화를 압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네이멍구에서는 지난 2011년 5월 석탄광 개발에 항의하는 몽골인 두 명이 광산업체의 한족이 운전하는 트럭에 치여 숨진 것을 계기로 수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5개월 후인 10월에도 네이멍구 초원지대에서 몽골인 한 명이 트럭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몽골출신 운동가들이 온라인상에서 항의 시위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또 중국 동영상 사이트 여우쿠(優酷ㆍyouku.com)의 토크쇼 ‘샤오슈워(曉設:모닝 콜)’를 진행하는 가오샤오쑹(高曉松)이 지난달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몽골인의 조상이 ‘미개한 문맹자’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몽골인들을 격분케 했다.

진행자 가오샤오쑹이 거센 비난에 공개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차별 정책을 문제 삼는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네이멍구의 몽골족은 전통적인 초원지대가 광산개발과 사막화로 황폐화하고 있으며 정부가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네이멍구는 티베트 자치구,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닝샤(寧夏)회족 자치구 등과 함께 중국 5대 소수민족 자치구 중 하나다.

총 면적은 118만㎢로 중국 총면적의 12.3%를 차지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지역이다.

중국 내에서 몽골족은 600만 명으로 55개 소수민족 중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중국 공산당은 1947년 중국 최초의 성(省)급 소수민족 자치구로 네이멍구 자치구를 설치했다. 2400여만 명의 네이멍구 인구 중에서 몽골족의 비중은 20%가량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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