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단체,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소송 소탐대실

日극우단체,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소송 소탐대실

입력 2014-08-05 00:00
수정 2014-08-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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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반발 초래…美연방지법 ‘소송 원인 불성립’ 결론 ”위안부 할머니 증언 판결에 영향”…항소 가능성 배제 못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이 4일(현지시간) 일본계 극우단체 회원들이 글렌데일시(市)를 상대로 제기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소송을 각하한 것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안이다.

연방지법은 그동안 글렌데일과 로스앤젤레스(LA) 주변에 거주하는 일본계 주민들로 구성된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월20일 낸 소장을 접수했지만 정식 심리에는 나서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방지법 안팎에서는 일본계 단체의 소녀상 철거 소송이 과연 정식 재판에 올릴 만한 대상이 될 것인지를 둘러싸고 ‘회의적’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실제로 연방지법은 이날 일본계 단체가 소장에서 지적한 사항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원고가 제기한 소송의 원인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글렌데일시가 세운 ‘위안부 소녀상’이 “미국 연방정부만이 갖고 있는 외교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는 일본계 단체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미국 헌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증언하고자 미국을 방문 중인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7)·강일출(86) 할머니가 지난달 23일 연방지법에 제출한 증언기록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 건립 주체인 가주한미포럼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할머니들의 공술서가 효력을 발휘한 듯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일본계 단체의 소녀상 철거 소송이 지역사회 아시아계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도 법원의 판단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LA 지역 중국계와 일본계 미국인들은 위안부 철거 소송이 제기된 직후 글렌데일 시의회에 참석해 소송의 부당성과 소녀상의 역사적·교육적 당위성을 내세우며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반성을 촉구한 바 있다.

글렌데일시도 소녀상 철거 소송과 관련해 연방지법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며 필요한 법적 절차를 거쳐 소녀상 설치를 승인했음을 강조했다.

소녀상 철거 소송에 임했던 원고 측 변호인과 피고 측 변호인은 소송 진행 과정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여 시선을 끌었다.

소녀상 철거 소송 피고인 글렌데일 시정부를 대리해 시들리 토머스 법무법인이 수임료를 받지 않고 소송을 맡은 반면, 일본계 단체는 소송을 대리한 메이어 브라운 법무법인이 수임을 전격 철회하면서 변호인이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메이어 브라운이 손을 뗀 것은 전쟁범죄와 인권유린을 합리화하려는 소송을 맡은 데 대한 미국 법조계의 반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소송을 제기한 일본계 단체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가 이번 판결에 반발해 항소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항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가주한미포럼 측은 “일본계 단체가 항소를 하면 우리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일본 측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 후대 교육을 위해 우리는 계속 일본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앞에 해외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것이다.

글렌데일 시정부는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한인 시민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립도서관 앞 시립공원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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