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얼마나 외국에 안가길래 공짜여행까지 추진”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얼마나 외국에 안가길래 공짜여행까지 추진”

김균미 기자
입력 2019-01-25 17:19
수정 2019-01-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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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고쳐쓰는 아베 총리
안경 고쳐쓰는 아베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앞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젊은층에게 국제적인 경험 기회를 주기 위해 해외여행을 꺼리는 이들에게 공짜여행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보스 EPA연합뉴스
“미국뿐 아니라 외국에서 공부하는 일본인 학생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외국 유학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그렇다는 얘기도 하지만 (시야가 좁아질까 봐)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외여행을 꺼리는 청년들을 위해 일본 정부가 ‘공짜여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10년 전쯤 미국에서 만난 일본 전문가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다. 그때도 일본 정부와 국제교류 관련 기관 등이 일본 대학생들의 미국 대학 교환프로그램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던 것 같다. 일본 대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가지 않는 이유를 뭐라고 보느냐고 물었더니 외국에서 공부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유수의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해서 취직이 더 잘 되는 것도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계속 나올 만큼 과학 분야 연구 수준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 굳이 외국 대학에 가서 공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원(IIE)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7회계연도의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는 중국과 인도에 이은 3위로 5만 9663명이었고, 일본은 10위로 1만 8780명이었다. 한국인 유학생의 3분의 1 수준이다.

아베 신조 정부는 2013년부터 ‘대학의 힘이야말로 국력’이라면서 글로벌 인재 육성을 강조했고, 도쿄대를 비롯해 학생들에게 유학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4학기제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늘었다. 4학기제 실시 이후 외국으로 장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이 얼마나 늘었는지 모르겠지만, 공부는커녕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조차 계속 줄어들고 있어 일본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일본 정부와 여행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1997년 일본의 20대 해외 출국자 수는 452만 명에서 2017년 305만 명으로 30%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일본인 수는 소폭 늘었다. 방학 때면 삼삼오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의 20대와 대비가 된다.

일본 정부는 급기야 젊은 층의 해외 방문을 촉진하기 위한 민관합동 대책협의회까지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해외여행을 꺼리는 젊은 층을 그대로 두면 시야가 일본 국내에만 머물러 자칫 국제 감각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25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관광청과 여행업체 등 관련 단체들은 지난 24일 ‘젊은 층의 해외관광 추진 실행회의’ 첫 회의를 열고 20대 청년들 해외 보내기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20세 남녀 200명을 뽑아 아시아 국가들에 공짜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여행지에서 개별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이밖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항공권 할인, 여권 발급비 지원 등의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대학생들의 학기 중 외국 방문을 출석으로 간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정도 대책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지고 일본 열도 밖 세상에 관심이 줄어든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도전 의지를 자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과한 것도 걱정이지만 지나치게 부족한 것도 걱정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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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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