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통해 코로나19 감염?…“팬데믹은 어디까지나 인류의 책임”

동물 통해 코로나19 감염?…“팬데믹은 어디까지나 인류의 책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7-18 21:52
업데이트 2020-07-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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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속 마스크를 쓴 태국 방콕의 개.  AP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속 마스크를 쓴 태국 방콕의 개.
AP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이 시작되던 때부터 줄곧 제기돼 온 의문 중 하나는 과연 사람이 아닌 동물도 감염의 매개체가 되는지 여부였다.

특히 지난 3월 홍콩에서 반려견이 사람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으며, 벨기에에서도 고양이가 주인으로부터 옮아 확진된 사례가 전해졌다.

4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호랑이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반려동물이 역으로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서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동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밍크 수천 마리를 살처분하자 8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하는 동물권 활동가들이 시위에 나섰다. 2020.6.8  로이터 연합뉴스
네덜란드 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밍크 수천 마리를 살처분하자 8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하는 동물권 활동가들이 시위에 나섰다. 2020.6.8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25개 밍크농장에서 코로나19에 걸린 밍크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페인 북부에 있는 한 밍크농장에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검진을 한 결과 90마리 중 78마리가 양성 반응을 보여 농장에 있던 밍크 9만 2700마리가 살처분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걸린 동물들은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과 접촉한 후 확진됐다면서도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반면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밍크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면서 밍크농장에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동물과 접촉할 때 마스크를 쓰거나 얼굴을 만지지 않는 등의 위생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물과 사람 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 분석은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동물에게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각종 야생동물을 한데 모아놓고 우리에 가둬 판매하는 수산시장을 운영한 인류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수공통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야생동물의 접촉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악어.  EPA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악어.
EPA 연합뉴스
만약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히 확인된다 하더라도 반려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책임을 인간이 져야 하는 것이지, 인간이 감염을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해선 안 되는 것이다.

세계적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도 인류가 산림과 서식지를 파괴하고 공장식 축산농장을 운영해 자연 상태에서는 서로 볼 일이 없는 동물들을 같이 살게 만들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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