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폭증한 美 살인사건…‘마스크’ 때문에 범인 못 잡는다?

40% 폭증한 美 살인사건…‘마스크’ 때문에 범인 못 잡는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12-27 14:53
업데이트 2020-12-27 15:0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뉴욕 등 10대 경찰서 살인사건 3067건
코로나19 경제·심리적 타격도 원인으로

살인사건 해결률은 59%로 7%p 하락
코로나로 마스크 쓴 범죄자 특정 힘들어
2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록퍼드의 한 볼링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경찰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30대 백인 남성 용의자를 체포했다. AP
2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록퍼드의 한 볼링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경찰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30대 백인 남성 용의자를 체포했다. AP
올해 미국 내 10대 도시의 살인사건 증가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경찰들은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면서 범인을 특정하기가 힘들어졌다며 답답해했다.

10대 경찰서(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필라델피아·휴스턴·워싱턴DC·댈러스·라스베이거스·피닉스·마이애미데이드) 관할지역에서 올해 들어 11월까지 발생한 살인사건은 30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11건)의 38.7%가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시카고로 지난해 462건에서 올해 715건으로 54.8%가 늘었고 피닉스(52.8%), 휴스턴(48.4%), 필라델피아(39.9%), 뉴욕(38.2%) 등이 뒤를 이었다.

현지 경찰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심리적 타격을 살인사건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봤다. 또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지역에서 형기 전에 제소자를 석방하는 조기 석방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살인사건이 증가했을 수도 있다고 WSJ가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석방을 노리고 코로나19에 고의 감염되는 제소자들도 적발된 바 있다.

휴스턴 경찰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봉쇄로 가정 내 폭력에 의한 살인사건이 늘었다면 하반기에는 갱단의 총격사건으로 인한 살인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살인사건이 급증한 반면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한 비율은 지난해 65.9%에서 올해 58.9%로 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살인사건을 80%나 해결했던 로스앤젤레스(LA)는 올해는 55%만 해결해 하락 격차가 25%포인트로 가장 컸다. 살인사건 해결률 자체가 올해 가장 낮았던 곳은 시카고로 44%였다.

경찰들은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살인사건 해결이 힘들어졌다고 호소했다. 필라델피아 경찰 관계자는 “다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면서 폐쇄회로(CC)TV에 범죄 현장이 찍힌 경우에도 범인이 경찰을 따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마스크에 모자까지 쓰고 있으면 범인을 특정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범죄 현장을 조사하고, 탐문수사를 하고, 증인을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LA 경찰 관계자는 WSJ에 “(코로나19로 출근도 줄어) 수사관이 부족한 상태여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