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고꾸라진 중산층’ 복원 나선 바이든, 분수효과로 이어질까

‘30년만에 고꾸라진 중산층’ 복원 나선 바이든, 분수효과로 이어질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5-03 15:41
수정 2021-05-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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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낙수효과 경제 한 번도 작동안 해” 비판
일자리·가족계획·주택공급 등 중산층 복원 나서
지난해 9000만명 급감하는 등 세계 중산층 위기
부자 증세로 재원 마련 관련해서는 반발도 많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역 전경. AP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역 전경. AP
“낙수효과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닥권·중산층에서 경제를 키워 갈 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코로나19를 통해 상대적으로 부를 축적한 대기업과 부유층이 경기를 부양해 서민이 혜택을 보는 일은 없다는 취지로 이렇게 설명했다. “월가는 미국을 세우지 않았다. 미국을 세운 건 중산층”이라며 중산층 복원을 선언했고, “기업과 부자들은 제 몫을 낼 때”라며 상위 1%를 공격했다.

중산층에 일자리와 복지혜택을 지원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상위 1% 중심의 사회구조를 바꾸겠다는 바이든식 청사진은 코로나19로 30년 만에 중산층이 가장 크게 줄어든 세계 각국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50년 전 중산층과 현재가 다른 건 부모보다 내가, 나보다 내 자식이 잘 살거라는 신뢰의 상실”이라며 “수조 달러에 달하는 바이든의 제안은 중산층 재건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실제 바이든은 “블루칼라를 위한 청사진”이라며 2조 달러(약 2238조원) 규모의 일자리·인프라 정책을 밀어붙이고, 3~4세 유치원 무료교육 등을 담은 1조 8000억 달러(약 2014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을 내놓았다. 또 중산층을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안전한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이들로 정의하고, 주택공급정책으로 향후 10년간 6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재원은 법인세 인상과 상위 0.3% 부자에 대한 증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가 5차 부양책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급한 돈이 소비를 통해 기업으로 갔고, 또 자산시장의 투자로 몰리며 부자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었으니 제 몫을 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취임 후 100일간 가장 부유한 100명의 재산이 도합 1950억 달러(약 218조 6000억원)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무려 266억 달러(약 29조 8000억원)가 늘었다. 바이든도 “최고경영자(CEO)가 버는 돈이 일반 직장인의 320배인데, 예전에는 100배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의 한 카지노의 모습.AP
지난해 7월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의 한 카지노의 모습.AP
반면 꼭 코로나19가 아니라도 미국 중산층의 비율은 50년간 61%에서 51%로 줄었고, 중산층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2%에서 42%로 줄었다.

세계적으로도 중산층의 몰락은 확연하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중산층 인구는 25억명으로 전년보다 9000만명 줄어 상류층에서 중산층으로 떨어진 폭(6200만명)보다 컸다. 하루 수입이 2달러에 못 미치는 빈곤층은 1억 3100만명 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바이든의 중산층 복원 전략이 코로나19에서 차례로 벗어날 각국에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자증세를 통한 중산층 복원 계획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날 사설에서 “부자증세의 피해자는 변호사를 고용하는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가 아니라 평생 일하고 투자한 결과 부자가 될 수도 있는 중산층”이라며 “정치인들이 공정한 몫(세금)을 절반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올릴 계획인데 별도의 주별 세금을 더하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는 56.7%를 내게 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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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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