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검사”

“中, 코로나19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검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5-26 14:33
업데이트 2021-05-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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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WHO 보고서, 중국기원설 파악할 단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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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동물질병통제센터 방문하는 WHO조사팀
우한 동물질병통제센터 방문하는 WHO조사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2일 방호복을 입고 우한에 있는 후베이성 동물질병통제예방센터를 내부에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 즈음 광범위한 동물 조사에 나섰던 사실 등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미심쩍은 점이 세계보건기구(WHO) 과학자들에 의해 여럿 지적됐으나 간과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중국 기원설’을 파악할 단서가 담긴 자료가 지난 3월 WHO 패널이 발간한 보고서의 부록에 포함돼 있었다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쪽에 달하는 부록에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시기를 포함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조사
WHO 보고서 부록에는 2019년 12월 첫째 주에 이뤄진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동물 검사에 대한 언급이 있다.

부록 98쪽에는 2019년 12월 7일 중국 당국이 마카크원숭이, 숲사향노루, 고슴도치, 대나무쥐 등 69종의 동물에서 표본을 채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으로 인정한 사례는 바로 그 다음날인 2019년 12월 8일 감염된 우한의 40대 남성이다.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유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은 12월 말 즈음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우한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한 것이 2019년 12월 31일이다.

즉, 중국 당국이 당시 우한에서 확산하고 있던 폐렴이 신종 전염병일 가능성에 주목해 조사에 나섰던 시점보다 24일, 이후 추적을 통해 첫 확진자로 파악한 남성의 발병 시점 하루 전에 앞서 바이러스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던 셈이다.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동물 바이러스 표본 수집 시기가 코로나19 첫 발병 시기와 우연히 맞아 떨어지자 WHO 패널들 사이에서는 “이상하다”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파악했기 때문에 당국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동물 표본 검사에 나선 것 아니었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는 해당 표본이 “2월과 2019년 12월 사이에 채취된 것”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관련 부서가 후베이성 야생동물 인공증식 공장에서 주요 동물성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찰해온 것”이라는 성명을 내놨다.

또 2020년 2월 이 표본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2020년 2월에 검사를 한 표본이 12월 7일부터 채취된 것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2019년에 더 긴 기간 동안 검사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CNN에 이를 전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입장이 서툴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WHO 패널들은 “(코로나19 발병과 관련 없는) 정기조사였다”는 중국의 설명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동물을 조사한 원자료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의 초과 사망률…상당 기간 바이러스 확산됐나
CNN은 또 의심할 대목으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역을 중심으로 사망률이 평상시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20년 1월 셋째주 우한의 사망률이 올라가고, 곧이어 후베이성 전체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이미 상당 기간 코로나19가 확산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중국이 발병 초기 우한의 신화병원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표본을 2020년 봄에 폐기한 사실도 WHO 보고서에 적시돼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WHO 조사팀은 신화병원의 초기 바이러스 표본이 파괴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보고서 부록은 중국의 사생활보호법 때문에 초기 표본들이 보관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신화병원에서 2019년 12월 발열에 따른 외래 환자가 2018년 12월에 비해 4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러 자료에서 2019년 말 후베이성과 주변 지역에서 광범위한 독감(인플루엔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독감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코로나19 발생과 독감 환자 급증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면서 12월과 1월 초의 코로나19 발병 사례를 구분해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특이사항 없는 첫 확진자…또다른 ‘0번 감염자’ 가능성
WHO 보고서 부록은 12월 8일 첫 확진자로 파악된 사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과연 그가 첫번째 감염자일지 의문도 제기했다.

가족회사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40대 남성으로 알려진 ‘1호 확진자’는 야생동물이나 집단모임, 여행 등 고위험 노출 관련 증거가 없다고 적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그즈음 우한 밖을 다녀온 적이 없었고, 유증상자와 접촉한 바도 없었다.

특히 발원지로 지목되는 화난재래시장을 방문하지도 않았다.

보고서는 초기 환자 가운데 3분의 1만 재래시장에 노출됐고, 또 이 시장과 접촉한 환자 중 4분의 1은 다른 27개 시장과도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즉 화난시장과 코로나19 발생이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셈이다.

그러나 당시 심각한 증세를 보인 환자만 보고됐기 때문에 경증 환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WHO 패널은 비중증 환자 조사를 포함해 더욱 정밀한 연구를 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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