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휩쓰는 ‘이상기후’
동시다발 산불에 캐나다 일부 마을 전소美도 온열환자 급증… “코로나만큼 심각”
日, 이틀간 내린 폭우로 산사태… 2명 사망
“탄소 중립 실현해도 수십년간 기온 상승”
지난 1일 상공에서 촬영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튼 마을. 역대 최고기온 속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마을의 90%가 불에 타 사라졌다.
리튼 AP 연합뉴스
리튼 A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사 러포인트 수석 검시관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40도가 넘는 불볕더위로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지난달 30일 최고기온이 49.6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미 서부 지역이 이처럼 폭염에 시달리는 데는 이 지역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열돔’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온 건조한 날씨는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만 170건이 넘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일부 마을이 전소됐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지역은 여름에도 시원한 날씨를 유지해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였지만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온은 지난달 29일 역대 최고치인 46.6도를 찍었다. 현재까지 오리건주는 95명, 워싱턴주는 30여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주 보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1792명이었고 이 가운데 21%가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였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리건주 보건대학 응급실도 환자로 넘쳐났고 체온이 너무 높아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버린 환자도 있었다”며 “코로나19 최악의 시기에도 이곳 응급실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간 적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연일 5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이라크 사드르시에서 2일 주민들이 얼음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드르 AFP 연합뉴스
사드르 AFP 연합뉴스
세계 최악의 물부족 국가 중 한 곳인 중동 예멘의 사나시 외곽 댐 저수지가 오랜 가뭄 때문에 3일 바닥이 완전히 말라붙어 있다.
사나 EPA 연합뉴스
사나 EPA 연합뉴스
북미 서부와 중동이 폭염에 시달리는 사이 3일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100년에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한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20명가량이 행방불명됐다.
NHK에 따르면 일본 열도의 태평양 연안에서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이 지역에 이틀 동안 최대 5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7-05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