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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도 ‘산소 대란’…산소통 충전하려는 시민에 군경 총격

미얀마서도 ‘산소 대란’…산소통 충전하려는 시민에 군경 총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7-14 14:05
업데이트 2021-07-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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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산소 수요 급증하자 ‘개인에 판매’ 금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산소 대란’ 겪는 미얀마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산소 대란’ 겪는 미얀마 13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산소 공장 앞에서 시민들이 의료용 산소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가운데 미얀마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으로 인한 ‘산소 대란’을 겪고 있다. 산소 수요가 급증하자 군사정부는 이번 주부터 양곤 시내 산소 공장에 대해 개인들에게 산소를 팔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으며, 군정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치료센터에만 산소를 공급하도록 했다. 2021.7.14
AFP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이 폭증하며 ‘산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인도에서도 겪었던 산소 대란이 미얀마에서도 벌어진 것인데, 병상 포화로 집에서 치료해야 하는 시민들이 의료용 산소통을 채우려 나서다가 군경의 총격을 받는 일도 발생했다.

14일 미지마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틀 전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산소 공장 앞에서 산소통 충전을 위해 줄 서 있던 시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미얀마군이 총탄 여러 발을 공중에 발사했다.

이 매체는 목격자들을 인용, 산소통을 오토바이에 싣고 달아나던 이를 향해 군인들이 총을 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다른 현지 매체에 당시 상황에 대해 “군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뒤 네 발을 (공중에) 쏘고 이후 다시 두 발을 쐈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이후 도망치는 시민들을 쫓아오기도 했다고 이 시민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지금 같은 시기에 산소를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두가 안다. 지금은 산소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용 산소 수요가 급증하자, 군사정권은 이번 주부터 양곤 시내 산소 공장에 대해 개인들에게 산소를 팔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군사정권이 운영하는 병원이나 코로나19 치료센터에만 산소를 공급하도록 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도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산소 배급은 국가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면서 해당 지침을 확인했다.

군부는 군정이 운영하는 병원의 허가증을 부착한 차량이 아니면 산소통도 운반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산소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의 불만과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SNS에는 군부가 반 쿠데타 세력을 옥죄기 위해 산소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쿠데타와 코로나19 사이에서 우리는 숨쉴 수가 없다’(We can‘t breathe coup and covid)라는 문구도 확산하고 있다.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마구 총을 쏴대는 쿠데타 군부의 폭력에 숨죽여야 하는 상황에다,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의료용 산소도 제대로 구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빗댄 것이다.

군정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13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4047명이 발생, 누적 확진자가 20만 1274명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 수치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의료진의 시민불복종 운동 대거 참여 등으로 코로나19 검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것인 만큼, 실제 확진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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