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 지난 5일(현지시간) 눈이 부족해 스키 리프트가 멈춰서 있다. AP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앞으로 7∼17년이면 알프스산맥 중턱 높이에서는 스키 타기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ENS)의 지리학자 마갈리 레게자-지트 교수의 발언을 보도했다.
레게자-지트 교수는 ”눈으로 덮이는 면적은 알프스 정상에서도 매우 큰 비율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세기말이 되면 알프스의 눈이 30∼7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지난해 12월28일(현지시간) 독일 랭그리스 지역의 스키장 모습.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군데군데 푸른 잔디가 드러나 있다. AP 연합뉴스
프랑스 오트사부아에 있는 레제 스키 리조트는 평년이라면 이 시기에 스키 리조트에 두꺼운 눈이 덮여 있었겠지만 올해는 눈밭이 아니라 녹은 눈 탓에 진창이 펼쳐졌다.
스키 리프트는 멈춰 섰고, 슬로프 대신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하이킹을 즐기는 관광객이 더 많아 마치 여름 휴양도시를 방불케 했다고 WP는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피레네 산맥에 있는 호수의 모습. AFP 연합뉴스
이런 풍경에 대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 관광 연구원 로버트 슈타이거는 WP에 “지난 몇 주간 앞으로 미래가 평균적으로 어떨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스키가 알프스 산맥 지역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만 계절 임시직을 포함해 관련 일자리가 50만개에 이른다.
스위스 아델보덴 마을의 스키 슬로프에 8일(현지시간) 눈이 조금 남아있다. 이 지역은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눈으로 가득 뒤덮여 있었으나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AP 연합뉴스
환경단체 ‘마운틴윌더니스프랑스’의 피오나 밀 회장은 WP에 “인공눈으로 문제를 해결할 게 아니라 환경학적으로 리조트 운영 모델을 전환할 필요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중저고도 지역에 있는 리조트에서는 스키 리프트가 아니라 ‘집라인’을 도입하고, 스키 슬로프가 아니라 ‘레일 썰매’를 설치하는 등 여름 놀거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