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앞에 무릎 꿇은 백인 군인들… ‘블랙 팬서’ 비난한 佛국방장관

흑인 앞에 무릎 꿇은 백인 군인들… ‘블랙 팬서’ 비난한 佛국방장관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2-13 16:22
업데이트 2023-02-13 16:4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테러리스트와 싸우다 죽은 58명 기려”
프랑스군 ‘와칸다 약탈 세력’ 표현 논란


이미지 확대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와칸다의 천연자원을 약탈하려던 프랑스 군인들이 체포된 후 유엔 회의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 프랑스령 레위니옹 기자 장 벡송 트위터 캡처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와칸다의 천연자원을 약탈하려던 프랑스 군인들이 체포된 후 유엔 회의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 프랑스령 레위니옹 기자 장 벡송 트위터 캡처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프랑스 군인들이 와칸다 정부 관계자들 앞에 무릎 꿇는 장면을 두고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이 “우리 군대에 대한 오해의 소지 있는 표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르코르뉘 장관은 이날 해당 장면과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트윗을 공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의 해외 영토 레위니옹에서 기자로 일하는 장 벡송이 올린 영화 클립에는 프랑스 군인들이 와칸다 기지에 침투하는 비밀임무를 수행하다 붙잡힌 후 유엔 회의에 끌려오는 장면이 담겼다.

전원 백인인 이들 용병들은 회의장에 도착한 뒤 “무릎 꿇어”라는 와칸다인의 명령에 두 손이 허리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었다.

이미지 확대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와칸다 관계자가 체포돼 온 프랑스 군인들에게 무릎 꿇으라고 명령하는 장면. 프랑스령 레위니옹 기자 장 벡송 트위터 캡처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와칸다 관계자가 체포돼 온 프랑스 군인들에게 무릎 꿇으라고 명령하는 장면. 프랑스령 레위니옹 기자 장 벡송 트위터 캡처
벡송은 영화에 대해 “프랑스는 말리 가오 지방에 위치한 전초기지에서 와칸다의 천연자원을 독점하려는 국가로 명확히 지정돼 있다”며 영화를 제작한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낙하산 용병들이 (실제로) 말리에 있는 프랑스 군인들의 복장을 갖추도록 주의를 기울였다”고 지적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 대항하기 위해 2013년부터 서아프리카에 용병을 파견하고 있는데,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들어선 군부정권이 프랑스의 철군을 요구한 이후 그 지역에서의 프랑스 이미지가 나빠질까 특히 우려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 2023.1.31 로이터 연합뉴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 2023.1.31 로이터 연합뉴스
르코르뉘 장관은 영화의 해당 장면을 비판하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 그룹에 맞서 말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말리를 지키다 사망한 58명의 프랑스 군인을 기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방부는 AFP통신에 프랑스 정부가 예술 작품에 대한 철회나 검열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최근 말리에서의 프랑스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어떤 수정주의도 용납될 수 없으며, 우리는 무장 테러 단체와 싸워달라는 말리 측 요청에 따라 개입한 것이지 천연자원을 약탈하려는 (영화 속) 프랑스 군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미지 확대
서아프리카 내륙국 말리를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수도 바마코에서 압둘라예 디오프(오른쪽) 말리 외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2023.2.7 러시아 외무무 제공 타스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내륙국 말리를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수도 바마코에서 압둘라예 디오프(오른쪽) 말리 외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2023.2.7 러시아 외무무 제공 타스 연합뉴스
한편 최근 말리에서는 2020~2021년 두 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군부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말리 군부는 집권 후 프랑스 대사를 추방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프랑스군이 말리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말리를 방문해 “아프리카가 직면한 서방의 ‘신식민주의적 접근’의 해결을 위해 돕겠다”며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등 서아프리카 지역 군부와의 관계를 다지고 있다.
이정수 기자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