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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의회, 나치 부역 유대인 학살 가담자에 “전쟁영웅” 기립박수

캐나다 의회, 나치 부역 유대인 학살 가담자에 “전쟁영웅” 기립박수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26 11:34
업데이트 2023-09-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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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를 찾기 힘든 외교적 망신살 자초
젤렌스키 부부, 트뤼도 총리 덩달아 박수
앤서니 로타 하원 의장 “모든 게 내 책임”
유대인 단체 “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관계 급랭한 인도 ‘캐나다 의회 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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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의 주인공 야로슬라브 훈카(오른쪽)가 22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캐나다 의회 하원 방청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며 앉아 있디. 그는 나중에 앤서니 로타 하원 의장이 자신을 전쟁영웅으로 소개하자 감격한 듯 눈가를 훔쳤다.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란의 주인공 야로슬라브 훈카(오른쪽)가 22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캐나다 의회 하원 방청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며 앉아 있디. 그는 나중에 앤서니 로타 하원 의장이 자신을 전쟁영웅으로 소개하자 감격한 듯 눈가를 훔쳤다.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야로슬라브 훈카(98)는 감격한 듯 눈가를 훔쳤다.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를 초청한 캐나다 하원 방청석에 앉아 있었는데 앤서니 로타 하원 의장이 “2차대전 때 러시아 침략군에 맞서 싸운 전쟁 영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우크라이나와 캐나다를 위해 싸운 그에게 우리 모두는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의원들 모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손을 들어 휘저으며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친위대(SS)가 우크라이나에 조직한 의용부대 소속이었다. 제14 와폔(Waffen)-SS 돌격분대가 그가 속한 조직 이름이었다. 갈리시아 분대란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부대다.

오타와 대학의 우크라이나학과 과장인 도미니크 아렐은 C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훈카가 속한 부대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원 입대한 것은 독립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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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타와 캐나다 하원을 찾았다가 방청석의 야로슬라브 훈카를 알아보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옆에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서 있다.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타와 캐나다 하원을 찾았다가 방청석의 야로슬라브 훈카를 알아보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옆에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서 있다.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로타 하원 의장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은 그야말로 역사에 무지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캐나다 유대인 단체 CIJA는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던 나치 분대의 전투요원이 의회에서 박수를 받다니 “심히 혼란스럽다”고 밝히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로타 의장은 긴 해명을 늘어놓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설에 이어 발언하면서 방청석에 한 사람이 앉아 있음을 알아봤다. 뒤이어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됐는데 내가 그를 알아보며 어떤 행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후회하게 됐다. 동료 의원들이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나 누구도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지 못했다. 순전히 내가 좋아 벌인 일이었다. 캐나다 유대인 공동체와 전 세계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 내 행동을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CIJA는 “사과에 감사드린다. 용납할 수 없는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검증이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자유당을 이끄는 트뤼도 총리는 훈카를 초청한 것은 의장 사무실이었으며 사과한 것은 “올바른 일이었다”고 반겼다. 이런 표현도 했다. ‘글로벌하게 창피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인도 매체들이 신나하는 듯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도 않고 트뤼도 총리가 인도 정부요원이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암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사이가 나빠진 인도로선 한 건 잡았다는 분위기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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