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이면 짓는다”는데…예산 22억원 책정된 美공중화장실 진실

“2억원이면 짓는다”는데…예산 22억원 책정된 美공중화장실 진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4-01-25 16:00
업데이트 2024-01-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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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뒤집은 ‘예산 낭비’ 공중화장실
절차 복잡해 15개월째 ‘공사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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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노에 밸리가 거액을 들여 공중화장실 설치 계획을 발표한 뒤 뭇매를 맞고 계획을 수정 발표한 가운데,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진전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2년 성공회대학교에 국내 대학 최초로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뉴시스
202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노에 밸리가 거액을 들여 공중화장실 설치 계획을 발표한 뒤 뭇매를 맞고 계획을 수정 발표한 가운데,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진전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2년 성공회대학교에 국내 대학 최초로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뉴시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부가 노에밸리 지역 공중화장실 설치를 발표한 지 15개월이 지나도록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25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에밸리 지역 당국은 2022년 10월 공중화장실 건립 자금 170만 달러(약 22억 6000만원)를 확보하고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당국은 2년 내로 지역 광장에 150㎡ 화장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지역 공공 사업부가 성명을 통해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공사비용 ▲연료·원자재·인건비 등 전반적 물가 상승 ▲도시 환경 맥락 고려해 최고의 디자인 설계 위한 전문인력 초빙 및 다중 검토 작업 ▲샌프란시스코의 복잡한 행정절차 ▲여러 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여유 자금 등이다.

노에밸리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살고 싶은 동네’다. 쾌적한 거리와 식당, 상점을 갖춰 중산층이 주로 거주한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아 ‘유모차 동네’라는 별명도 있다.

이곳에는 공중화장실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그런데 화장실을 만드는데 2년 이상 소요될 뿐 아니라, 그 비용이 인근 고급 주택 가격과 맞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은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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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노에 밸리가 거액을 들여 공중화장실 설치 계획을 발표한 뒤 뭇매를 맞고 계획을 수정 발표한 가운데,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진전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202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노에 밸리가 거액을 들여 공중화장실 설치 계획을 발표한 뒤 뭇매를 맞고 계획을 수정 발표한 가운데,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진전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인테리어 회사에 150㎡ 화장실 설치 견적을 문의하자 “20만 달러(약 2억 6000만원)면 충분하다”는 답을 들었다. 미국에서도 정부 관련 공사 예산은 ‘눈먼 돈’임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자금을 회수했다. 이 사태는 ‘토일렛 게이트’라고 불리며 캘리포니아 정부의 비효율적 일 처리를 보여주는 사건의 상징이 됐다. 이후 당국은 기부·후원을 통해 예산을 수십만 달러 절감해 공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가 시작된 지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자리에는 화장실 지붕이 되는 골조만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라파엘 만델만 노밸리 담당 감독관은 시의 복잡한 법률 절차 탓이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공사업을 추진하려면 56개 위원회와 74개 감독기관을 거쳐야 한다. 그는 절차 단순화를 위한 개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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