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인(조선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고 쓴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서경덕 교수 제공
일본 사도시 니카타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서경덕 교수 제공
조선인 1500명이 강제 노역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운데 사도광산 인근 박물관의 조선인 전시에 ‘강제 노동’ 표현이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주말 사도광산 근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을 답사했는데 조선인 관련한 전시 내용에 오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선인의 가혹한 노동은 기술되어 있지만 ‘강제성’ 표현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일본은 한국과 긴밀한 협의 하에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전시한다고 유네스코에서 밝혔지만 ‘강제노동’ 등의 단어는 절대 찾아 볼 수 없었다”며 “또한 전시 판넬에 ‘반도인’이라는 표현이 다수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조선인’으로 명확히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 교수는 “‘반도인(조선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 ‘반도인 특유의 불결한 악습은 바뀌지 않아’ 등 조선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며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유적 중 하나인 도유갱 내부 모습. 교도 연합뉴스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유적 중 하나인 도유갱 내부 모습. 교도 연합뉴스
한편 사도광산은 조선인 약 1500명이 동원돼 강제노역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한국 정부는 그간 사도광산의 등재에 반대해왔으나,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관련 전시물 설치, 추도식 개최 등을 약속하면서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르면 9월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추도식은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채 지연됐다.
지난달 29일 교도통신, 니카타일보 등은 민간단체 등의 실행위원회 주최로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시민문화회관인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11월 24일 추도식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한국 외교부는 “일자, 장소 등 구체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11월 24일’을 5일 앞둔 현재도 일정은 여전히 미확정이다. 지난 1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일은 추도식 일정과 참석자, 명칭 등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추도식 관련해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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